49재 맞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합동위령제 엄수
2025년 02월 15일(토) 14:30
무안국제공항 1층 합동분향소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49재 합동위령제가 15일 오전 무안국제공항에서 엄수됐다.

15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49재를 맞아 179명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합동위령제가 엄수됐다.

이날 오전 10시 무안국제공항 1층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위령제에는 유가족과 정부·지자체 관계자, 국회의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위령제는 애도 묵념으로 시작해 헌화·분향, 추모사 낭독, 종교별 49재 합동위령제, 진도 씻김굿 등 순서로 진행됐다.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49일째인 이날 진행된 위령제는 대체로 차분하고 담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여전히 소중한 가족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고 울컥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위령제에 앞서 합동분향소를 찾은 유가족들은 가족의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반갑게 인사하다가도,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 60대 여성은 딸의 영정사진을 향해 “언니들이 꽃을 사왔어. 너무 보고 싶다 내 딸아”라며 오열하기도 했다.

멍한 표정으로 추모사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화면에 희생자들의 생전 사진이 차례차례 띄워지자 참아왔던 오열이 터뜨렸다. 가족들은 ‘보고싶다’, ‘어떻게 사느냐’며 흐느꼈고, 휠체어에 앉은 90대 노모 역시 “아이고, 아이고” 탄식하며 연신 자식의 이름을 불렀다.

종교별 위령제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 순으로 진행됐다.

최용희 서림교회 목사는 “어머니와 함께 교회로 나오겠다던 한 청년이 다시는 나오지 못했다. 어머니와 같은 사회복지사가 돼 남을 돕는 삶을 살겠다던 착한 청년이었다. 긴 투병 생활 끝에 건강을 되찾은 기념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가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한 이도 있었다”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조계종의 지몽 스님과 민세영 시몬 신부 역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사회적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세상을 기원했다.

유가족들은 함께 두 손을 모아 기도문이나 반야심경 등을 외우며 떠나간 가족들의 명복을 빌었다.

박한신 제주항공참사유가족협회 대표는 추모사에서 “49일이 지났지만 우리의 마음에 슬픔과 분노는 선명하다. 12월 29일 이후로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아직도 눈을 감으면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우리는 이 슬픔을 분노와 다짐으로 바꿔 같은 고통을 그 누구도 겪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고 살아가야 한다”며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15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49재 합동위령제가 열려 진도씻김굿보존회 회원들이 씻김굿을 하고있다.
한편 유가족들은 이날 합동위령제가 끝난 후 오후 1시 30분부터 망자의 한을 풀어주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진도씻김굿을 진행했으며, 이후에는 유가족간 인사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무안 글·사진=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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