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시청률 - 김지을 정치부 부장
2025년 02월 11일(화) 00:00 가가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0% 이상을 기록하는 등 급등했다. 지난 9일 시청률도 6.2%로 아시안게임 시청률(4.6~4.8%), 예능프로 런닝맨(4.4%)보다도 높았다. 1~2%대에 머물던 ‘PD수첩’도 2배 이상 뛰었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지난 9일 시청률은 2.2%였다. 한 때 자체 최고 시청률 32.3%(2003년 8월 31일)를 기록했던 지상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영화를 압도하고 코미디보다 더 웃긴 야심작이 매일 현실에서 전파를 타고 있는 건 맞다.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내란수괴 피고인은 남미 마약 갱단같이 공권력에 저항하는 활극을 보여주는가 싶더니, 헌법재판소에서는 코미디를 선보였다. “저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놔두고,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고 했다가 약 1분 뒤 “ 15명, 20명이 안 되는 ‘인원’이 들어갔고, 밖에도 혼잡할 뿐 아니라 그 안에도 그 7층 건물 안에도 굉장히 많은 ‘인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며 ‘인원’을 남발해 국민을 웃겼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라며 ‘의원’,‘요원’ 단어를 핫 검색어로 띄웠다.
“정치는 한마디로 코미디였습니다. 4년 간의 의정활동에서 많은 코미디를 공부하고 갑니다”고 했던 코미디언 출신 국회의원 정주일씨 말이 딱 들어맞는 요즘이다.
영국 저널리스트 제임스 볼은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라는 책에서 “진실의 더 큰 적은 거짓말보다 개소리”라고 지적했다. 개소리꾼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데 유리한 발언을 할 뿐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는 개의치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헌법 조항에만 의존해서는 민주주의를 잠재적 독재자의 횡포로부터 지켜낼 수 없다”고 한 스티븐 레비츠키(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의 지적을 흘려넘기기 쉽지 않다.
버티기 힘든 적나라한 현실이 지배하는 요즘, 국민들이 여전히 뉴스에 호응하는 이유 아닐까.
/dok2000@kwangju.co.kr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내란수괴 피고인은 남미 마약 갱단같이 공권력에 저항하는 활극을 보여주는가 싶더니, 헌법재판소에서는 코미디를 선보였다. “저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놔두고, 의원이면 의원이지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고 했다가 약 1분 뒤 “ 15명, 20명이 안 되는 ‘인원’이 들어갔고, 밖에도 혼잡할 뿐 아니라 그 안에도 그 7층 건물 안에도 굉장히 많은 ‘인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며 ‘인원’을 남발해 국민을 웃겼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라며 ‘의원’,‘요원’ 단어를 핫 검색어로 띄웠다.
버티기 힘든 적나라한 현실이 지배하는 요즘, 국민들이 여전히 뉴스에 호응하는 이유 아닐까.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