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표심 -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2025년 02월 07일(금) 00:00 가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면서 사실상 정국은 조기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여야 대선 잠룡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대권 물밑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의 입도 거칠어지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재명 대표의 실용주의 정책에 대해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지도부를 향해 “비이재명계를 포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에서 돌아온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민주당이 품을 넓혀야 한다”며 친명계를 저격했다.이에 이재명 대표는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숲은 단 하나의 나무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다양성과 비판은 현대 정당의, 우리 민주당의 생명과도 같은 원칙이다. 한 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며 당내 경쟁에 우호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야권 주자들의 호남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오는 7∼9일 광주·전남을 방문해 민심을 청취할 계획이다. 김두관 전 의원 역시 오는 10∼12일 광주·전남을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지역 포럼 참석, 언론인 간담회 등을 한다. 김동연 지사도 오는 13∼14일 광주에서 경제·종교단체 특강을 하고 지역 당원들과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또 민주당 텃밭인 ‘호남 표심’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성찰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대선 책임론’을 꺼내들자 박지원 의원 등은 호남의 결집을 통한 정권 교체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광주에서 득표율 84.82%를 기록하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후보들이 얻은 90%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호남은 더 이상 ‘민주당이라는 그물 속 물고기’가 아니라는 지역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이다.
민주당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호남의 절대적 지지 속에서 대선 판세에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믿을 만한 약속’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kroh@kwangju.co.kr
민주당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호남의 절대적 지지 속에서 대선 판세에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믿을 만한 약속’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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