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경객 너도나도 “안전한 사회, 평범한 일상 회복됐으면”
2025년 01월 30일(목) 18:28
[긴 명절 연휴 귀경 현장]
광주송정역·버스터미널 등 가족 배웅받는 귀경 인파로 ‘북적’
“정치·경제인 본분 다해 불경기·탄핵 정국 하루빨리 해소되길”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광주송정역에서 시민들이 열차에 오른 가족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설 연휴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광주의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등지는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고물가, 경기 침체뿐 아니라 계엄 정국,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해를 뒤로 하고 평안한 한 해를 맞이하기를 소원했다.

30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은 아쉬운 마음을 안고 돌아가는 귀경객들로 북적였다.

서울에서 본가인 광주를 찾은 박지훈(27)씨는 “충주와 목포 등지에 흩어져 있는 동생들과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해서 의미있었다”며 “다시 서울로 올라가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은 듯 하다. 다사다난한 연말연초지만 새해에는 희망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서울에서 본가인 광주를 찾은 신선진(여·25)씨도 할머니댁을 찾아 가족들과 설날 분위기를 만끽했지만, 연휴 이후 다가올 일상에서도 평온함을 기원했다.

신씨는 “2일에 서울 홍대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어 기타를 갖고와서 설날 연휴 내내 연습했다. 전자음악 밴드를 만드는게 목표인데, 올해는 좀더 안정된 사회가 만들어져서 마음껏 즐겁게 공연할 수 있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긴 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현규(18)군은 “고3 수험생 신분이 되기 전 친구들과 목포여행을 가려고 터미널에 왔다”며 “지난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는데 새해에는 친구들과 마음편하게, 안전하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광주시 광산구 광주송정역 또한 귀경길에 오른 시민들이 역 바깥까지 줄을 서면서 장사진을 이뤘다.

한 가족은 딸을 보내기 아쉬워하며 열차가 출발하기 직전까지 손을 잡고 있었다. 부모는 최근 제주항공 참사로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남았는지 딸에게 연신 “조심히 가고,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만난 송정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 마음으로 새해 가족에게 평안한 일상이 이어지길 바랐다.

90대 어머니 손해심씨를 모시고 충남 부여행 열차에 오른 60대 조흥영씨는 “가족끼리 오랜만에 제주도를 갔는데, 어머니께서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비행기 이용을 꺼려하셔서 설득까지도 오래걸렸다. 오죽 충격을 받으셨으면 그러셨을까”라며 “올해는 큰 사고 없이 행복한 한 해를 보내고, 다음 명절에도 같이 모여 더 멀리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할머니 댁에 들렀다 서울행 열차를 탄 이시은(여·13)양은 “연휴가 길어서 강아지까지 데리고 광주를 왔다. 연휴가 끝나면 바로 학원에 가야하는데 몸이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연휴 기간 동안 어른들 사이에서 계엄, 여객기 참사 등 이야기가 끊임없이 오가 걱정이 됐다. 올해에는 안타까운 사고 없이, 우리 나라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계엄 이후 불안정한 정국과 불경기가 해소되길 바라는 이들도 있었다.

연휴 동안 작은 아들을 만나러 제주도를 갔다는 김정희(81)씨는 “정치가 안정돼야 경제 또한 안정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시민들은 정의가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 뿐”이라며 “새해에는 정치인들과 경제인들 등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각기 맡은 일을 잘 해서 희망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연휴 기간인 지난 25일부터 30일 낮 12시까지 총 308만여명(일 평균 51만여명)이 광주를 오간 것으로 집계했다. 귀성객 146만여명, 귀경객 161만여명 등이었다. 총 귀성·귀경객 수는 지난해 추석(총 340만여명·일평균 68만여명)에 비해 9.1% 감소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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