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회의원들 끌어내라 지시한 적 없다” 주장 되풀이
2025년 01월 21일(화) 21:10
헌재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출석
국회측 계엄군 침입 영상 제시에
“저항하니까 나오지 않느냐” 강변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헌재)에 출석해 탄핵소추안 쟁점에 대해 직접 변론하면서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바 없다는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 했다. 국회 측은 국방위원회 회의록 등의 서류 증거와 계엄 당시 국회와 선관위에 투입한 계엄군 침입 영상 등을 제시하면서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날 열린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이 1시간 40여분만에 끝났다.

재판장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 본인께서 소추 사유에 대한 의견 진술을 희망하신다면 발언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곧바로 손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뭐라 말씀드릴지 모르겠지만 양해해주시면 (발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 권한대행이 허락하자, 윤 대통령은 1분여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처음 출석을 했기 때문에 간단히 한 말씀 드리겠다”면서 “저는 철 들고 난 이후 지금까지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가지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하신데 제 탄핵 사건으로 고생하시게 돼 재판관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면서 “헌법재판소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재판관님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 측은 ‘야당의 탄핵소추권 남발로 인한 국정마비와 무분별한 예산안 삭감, 하이브리드전쟁 위험, 부정선거 의혹’ 등 계엄 선포 이유를 설명했다. ‘야당의 망국적 행위를 알리기 위한 것이고 계엄군의 국회 투입은 질서유지 차원’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인 차기환 변호사는 “소규모이지만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이유도 거대 야당의 망국적 행태를 국회와 국민들에게 직접 알리고 계엄 선포 방송을 본 국회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고 하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시 결코 법조인을 체포 구금하라고 지시한 바가 없고 실제로 체포된 법조인도 전혀 없고 한동훈 전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측은 헌재에 제출한 국방위원회 회의록 등의 서류 증거와 계엄 당시 국회와 선관위에 투입한 계엄군 침입 영상 등을 제시하면서 윤 대통령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계엄 관련자들의 증언도 제시했다.

영상을 본 윤 대통령은 “군인들이 청사에 진입했는데 직원들이 좀 저항하니까 스스로 나오지 않느냐.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는데”라면서 강변했다.

문 권한대행은 윤대통령에게 직접 “국가 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라는 쪽지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느냐”,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계엄 선포 후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 등 두 가지 질문을 했다.

윤 대통령은 쪽지에 대해서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을 해제한 후에 한참 있다가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고 부인했고, 끌어내라는 지시에 대해서는 “없습니다”고 답변했다.

헌재는 이날 윤 대통령 측이 요청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춘섭 경제수석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23일 진행되는 4차 변론 기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된다. 조지호 전 경찰총장도 이날 증인 신문이 예정돼있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다음달 4일에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석에 출석한다.

하루 종일 재판이 진행되는 6일 오전에는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 오후에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박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열리고, 11일에는 이 전 장관이 증인으로 법정에 선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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