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5천자 통달한 초등생 ‘공인 사범’ 됐다
2025년 01월 20일(월) 19:10 가가
한자급수시험 최고봉 자격 획득…광주 불로초 5학년 조선우군
초 2때 한문 매력에 ‘푹’…한시 짓고 한자 만화도 그려
각국 언어에도 관심…“한자 선생님·만화가 되고 싶어요”
초 2때 한문 매력에 ‘푹’…한시 짓고 한자 만화도 그려
각국 언어에도 관심…“한자 선생님·만화가 되고 싶어요”
한자 5000자를 다 외우고 ‘논어’, ‘명심보감’을 공부해 한자급수 자격 검정에서 ‘공인 사범’ 자격증을 땄다. 아직 초보지만 한시를 쓴다. 한자가 등장하는 만화도 그리고 있다.
광주 불로초등학교 5학년 조선우 군의 이야기다. 선우군은 지난해말 치러진 (사)대한민국한자교육연구회·대한검정회 한자급수자격시험에서 어른도 합격하기 어려운 가장 높은 등급의 사범 자격증을 땄다.
“한자 급수중에서 제일 어려운 자격증을 받아서 너무 좋았어요. 평소에 복습을 많이 하고 오답 노트를 만들어 정리 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운이 좋게도 아는 문제들이 많이 나와서 합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자격증을 따 기뻤습니다.”
지난 11월 남부대에서 열린 시험장에서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초등학생이 사범 시험을 치를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한 감독관이 선우군에게 시험지를 배부하지 않은 것. 울먹이는 선우군을 보고 함께 시험을 치른 응시자가 감독관에게 말해 용지를 받고 문제를 풀 수 있었다.
선우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방과후 수업의 한문부에 들어가며 처음 한자를 접했다. 2학년 때 처음으로 7급시험에 도전했고, 이후 1급부터 사범까지 매 급수마다 실패 없이 한번에 자격을 땄다.
“처음 한자를 접했을 때 그 모양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어렵지 않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획수가 많고 복잡해지면 도전의식도 생기고요. 1급 시험을 준비할 때 3500자로 글자 수가 확 늘어나서 힘들기는 했지만 아주 어렵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일단 글자를 배우는 게 너무 재미있고 급수가 올라가면서 제가 성장하는 것을 느꼈거든요. 성과를 이뤘다는 성취감도 있고요.”
선우군은 한시도 써 보는 중이다. 지난해 말 발간된 불로초등학교 신문에 실은 자작 한시 ‘人生意思(인생의사)’는 ‘我製書只今/冒險談有話’로 시작되는, 삶과 책을 비유해 쓴 작품이다. 아직 두 편밖에 쓰지 않았고 운율을 맞추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재미있어 앞으로도 시도해볼 계획이다.
한자가 등장하는 만화 ‘선우와 친구들의 로봇모험’<사진>도 그리고 있다. 어릴 때부터 만화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한자를 배우다 보니 자연스레 만화에 한자를 소개하고 있다.
어머니 변현진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선우군은 어릴 때부터 언어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선우군은 유치원에 다닐 때 어린이날 선물로 미얀마 등 20개국의 ‘언어 첫걸음’ 책 20권을 사달라고 했다. 외국 학회에 아이를 데려가면 글자 모양이나 발음하는 것, 문화 등에 호기심을 보였다.
“저는 언어가 재미있어요. 상상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일곱살 때는 포르에시라는 공상 속 나라를 세우고 그 나라에서 쓰는 포르에시어도 만들었어요. 유치원 때 체코에 여행갔었는데 그 때 체코어에 관심이 생겨 엄마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다양한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책을 사달라고 했어요. 지금은 이탈리아어를 배워보고 싶어요. 지난해 이탈리아로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선우군은 만화가와 한자 선생님이 꿈이다. 그는 앞으로 한자 공부를 더욱 더 열심히 하고, 만화도 꾸준히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
광주 불로초등학교 5학년 조선우 군의 이야기다. 선우군은 지난해말 치러진 (사)대한민국한자교육연구회·대한검정회 한자급수자격시험에서 어른도 합격하기 어려운 가장 높은 등급의 사범 자격증을 땄다.
지난 11월 남부대에서 열린 시험장에서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초등학생이 사범 시험을 치를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한 감독관이 선우군에게 시험지를 배부하지 않은 것. 울먹이는 선우군을 보고 함께 시험을 치른 응시자가 감독관에게 말해 용지를 받고 문제를 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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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가 등장하는 만화 ‘선우와 친구들의 로봇모험’<사진>도 그리고 있다. 어릴 때부터 만화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한자를 배우다 보니 자연스레 만화에 한자를 소개하고 있다.
어머니 변현진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선우군은 어릴 때부터 언어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선우군은 유치원에 다닐 때 어린이날 선물로 미얀마 등 20개국의 ‘언어 첫걸음’ 책 20권을 사달라고 했다. 외국 학회에 아이를 데려가면 글자 모양이나 발음하는 것, 문화 등에 호기심을 보였다.
“저는 언어가 재미있어요. 상상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일곱살 때는 포르에시라는 공상 속 나라를 세우고 그 나라에서 쓰는 포르에시어도 만들었어요. 유치원 때 체코에 여행갔었는데 그 때 체코어에 관심이 생겨 엄마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다양한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책을 사달라고 했어요. 지금은 이탈리아어를 배워보고 싶어요. 지난해 이탈리아로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선우군은 만화가와 한자 선생님이 꿈이다. 그는 앞으로 한자 공부를 더욱 더 열심히 하고, 만화도 꾸준히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