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주차…갈등 해소 위해 적극 나서겠다”
2025년 01월 15일(수) 18:45 가가
광주 광산구 ‘이웃갈등 조정활동가’ 4기 본격 활동
퇴직 공직자 등 주민 14명 2인 1조로 나서 상담 진행
당사자간 소통 돕고 중재 “보복 염려 말고 도움 청하길”
퇴직 공직자 등 주민 14명 2인 1조로 나서 상담 진행
당사자간 소통 돕고 중재 “보복 염려 말고 도움 청하길”
층간 소음, 주차, 흡연, 생활 누수 등 공동 주택에서 발생하는 이웃 간의 갈등은 물리적인 충돌, 법적 다툼 등 사회 문제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주민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자들이 있다. ‘이웃갈등 조정활동가’다.
광주시 광산구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에서 유일하게 이웃갈등 조정활동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웃 갈등 조정가 양성교육에서 조정, 중재, 협상을 배우고 갈등조정 전문가 앞에서 실습을 거친 14명의 주민이 선발, 최근 4기 위촉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공동 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은 이제 단지 윗집 아랫집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층을 넘어서 일어나기도 하고, 이웃이 너무 예민하다며 위층에서 민원을 넣기도 해요. 보통 분쟁 직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저희에게 요청을 합니다.”
박미숙(58)씨는 1기부터 4년째 갈등 조정가로 활동 중이다. 신창동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 수많은 민원을 접했던 박 씨는 지자체 ‘소통방’ 사업을 통해 이웃 갈등 조정 양성 교육을 받게 됐고, 입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2022년 처음 시행된 이 정책은 기존 10명에서 올해 14명으로 확대됐고, 50대 중반부터 60대 후반까지의 퇴직 공직자 등이 모였다. 민원이 들어오면 활동가들은 2인 1조로 나서 신청인과 상담을 진행한다.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의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길게는 3시간까지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기도 하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의 걱정이 절반은 해소된다고 해요.”
이후 피신청인과 예비 상담을 진행, 양측의 동의를 구한 후 다 함께 만나 ‘본 조정’을 진행한다. 당사자들이 대화로 타협하고 해결점을 찾는 화해 조정이 이뤄지는 단계다. 활동가들은 비밀 유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이야기하기, 대화 도중 끼어들지 않기 등 규율을 설명하며 타협점을 찾아나간다. 서로 지킬 항목을 담아 ‘합의문’을 작성, 사후 관리도 이뤄진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와 새벽에 출근하는 아래층 청년이 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었어요. 서로 힘들어하다 직접 만났는데 청년이 예쁜 아이를 보고 마음이 누그러졌고, 늦은 시간에 퇴근하는 아이의 아버지 상황을 이해하게 됐어요. 살면서 사람들과의 갈등은 늘 존재하는데,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알게 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 서로 이해하는 과정들이 참 좋더라고요.”
처음 활동가를 시작할 때 실제 현장 사례를 접한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느꼈던 박 씨는 경험치가 쌓이며 베테랑 상담사가 됐다. 그는 1기로 활동했을 때 주 3~5회 정도로 민원을 많이 받았지만, 요즘에는 조금씩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저희 활동가들은 상담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갈등이 줄어 사회 문제가 더 증폭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보복하지 않을까 염려해 저희를 찾는 일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아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테니 힘든 마음을 계속 갖고 있지 말고 저희 활동가들을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웃갈등 조정활동가들은 올해 공동주택을 순회하며 입주민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공간을 찾고, 홍보활동에 힘쓸 계획이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공동 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은 이제 단지 윗집 아랫집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층을 넘어서 일어나기도 하고, 이웃이 너무 예민하다며 위층에서 민원을 넣기도 해요. 보통 분쟁 직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저희에게 요청을 합니다.”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심리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의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길게는 3시간까지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기도 하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의 걱정이 절반은 해소된다고 해요.”
이후 피신청인과 예비 상담을 진행, 양측의 동의를 구한 후 다 함께 만나 ‘본 조정’을 진행한다. 당사자들이 대화로 타협하고 해결점을 찾는 화해 조정이 이뤄지는 단계다. 활동가들은 비밀 유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이야기하기, 대화 도중 끼어들지 않기 등 규율을 설명하며 타협점을 찾아나간다. 서로 지킬 항목을 담아 ‘합의문’을 작성, 사후 관리도 이뤄진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와 새벽에 출근하는 아래층 청년이 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었어요. 서로 힘들어하다 직접 만났는데 청년이 예쁜 아이를 보고 마음이 누그러졌고, 늦은 시간에 퇴근하는 아이의 아버지 상황을 이해하게 됐어요. 살면서 사람들과의 갈등은 늘 존재하는데,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알게 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 서로 이해하는 과정들이 참 좋더라고요.”
처음 활동가를 시작할 때 실제 현장 사례를 접한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느꼈던 박 씨는 경험치가 쌓이며 베테랑 상담사가 됐다. 그는 1기로 활동했을 때 주 3~5회 정도로 민원을 많이 받았지만, 요즘에는 조금씩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저희 활동가들은 상담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갈등이 줄어 사회 문제가 더 증폭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보복하지 않을까 염려해 저희를 찾는 일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아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테니 힘든 마음을 계속 갖고 있지 말고 저희 활동가들을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웃갈등 조정활동가들은 올해 공동주택을 순회하며 입주민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공간을 찾고, 홍보활동에 힘쓸 계획이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