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버드 스트라이크’ 있었다
2025년 01월 07일(화) 20:40
국토부, 엔진에서 새 깃털 확인
음성기록장치 녹취록 공개될 듯

<광주일보 자료사진>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에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있었던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사고 비행기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녹취록 일부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열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사고조사단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엔진에 들어간 흙을 파내는 과정에서 깃털 일부를 발견했다. 한쪽 엔진은 (조류 충돌로) 확실하게 보이는데, 양쪽 엔진에서 같이 일어났는지, 다른 엔진에서 덜 심하게 일어났는지는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면서 “다만 (조류 충돌이) 심하게 일어났다고 해서 엔진이 바로 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당 여객기 조종사와 관제탑간 교신 내용에서 버드 스트라이크가 수차례 언급됐지만,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국토부는 깃털이 어떤 조류의 것인지 규명하기 위해 국내 전문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분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고규명 작업의 핵심 사안 가운데 하나인 CVR 녹취록도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CVR 녹취록과 분석 결과에 대해서는 조사에 문제가 없는 범위내에서 공개할 수 있는 방안을 사조위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CVR 녹취록 공개는 사고 전후 사고기 내의 음성 내용과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이 담겨 있어 개략적인 사고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CVR에 담긴 내용은 지난 4일 녹취록으로 작성완료됐으며, 사고기 블랙박스 중 연결장치가 일부 유실된 비행기록장치(FDR)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NTSB로 전달됐다.

박 장관은 이어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국제 규범과 국내 법령을 준수해 공정하게 조사를 이어가겠다”며 “조사의 공정성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있던 항철위 위원장은 오늘부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상임위원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조사 등 항철위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등 공항 시설물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로컬라이저 규정 위반 논란에 대해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지적받고 있는 로컬라이저는 2007년 개항 당시 높이 1.8m·폭 0.26m·너비 3m의 콘크리트 기초 19개를 사용한 둔덕 위에 설치된 것으로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후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콘크리트 기초를 0.3m 깎아내는 대신 그 위에 두께 0.3m·폭 42m·너비 3.4m의 콘크리트 상판을 설치했고, 콘크리트 기초와 상판 사이를 흙으로 채운 한국공항공사의 개량 사업이 진행됐다. 인·허가는 무안공항을 관할하는 국토부 부산지방항공청이 맡았다.

국토부는 로컬라이저의 규정 위반 논란에 대해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토부는 “국내외 규정의 위배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한 안전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검토하지 못한 점은 미흡했다”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장관은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적절한 시기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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