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정비사의 폭로
2025년 01월 06일(월) 19:20
“코로나 이후 숙련 정비사 부족으로 업무 과중”
제주항공 전 정비사가 제주항공 정비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인력부족으로 업무과중을 겪었다고 폭로했다.

지난 4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저는 제주항공 정비사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업로드됐다.

해당 커뮤니티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점을 인증해야만 게시글을 작성할 수 있다.

본인을 오랜 기간 제주항공에서 일했던 항공정비사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이번 사고가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이 제대로 된 관리감독과 규정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제주항공의 항공정비사 처우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며 항공업은 필수공익사업으로 분류돼 노조 설립과 파업이 제한돼 부당한 상황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간담회와 소통창구를 통해 직원들의 고충을 듣겠다고 했지만 비용이 드는 인력충원과 처우개선과 같은 핵심 문제는 여전히 묵살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항공정비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숙련된 정비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경력직 채용 공고에도 시장에 정비사가 없어 인턴 정비사들로 채우려 해도 과도한 업무로 이들조차 회사를 떠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제주공항 여객기 참사 원인으로 ‘무리한 운항계획에 따른 정비 소홀’이 언급되는데 대해선 “다른 회사에 비해 운항 시간이 긴 것은 사실이지만 정비를 대충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한편,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2024년 상반기 항공사 지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상반기 운항한 5만2883편 가운데 536편(국내선 344편, 국제선 192편)에서 정비를 이유로 지연이 빚어졌다.

이런 수치는 작년 상반기 운항한 10곳의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다. 전체 운항 편수가 더 많았던 대한항공(422편)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경쟁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315편), 진에어(243편), 에어부산(227편) 등을 크게 웃돌았다. 정비 지연율은 1.01%(국내선 1.26%, 국제선 0.75%)로, 전체 평균 0.64%(국내선 0.61%, 국제선 0.68%)보다 0.37%포인트 높았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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