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족 “애도기간 끝나면 어쩌나…49재까지 분향소 유지를”
2025년 01월 02일(목) 20:10
대표단 간절한 호소…사고 수습 길어져 머물 공간 필요
별도의 추모 공간 마련 요청·악의적 비방 처벌 촉구도

2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분향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사고수습 장기화에 따라 합동분향소를 49재까지 연장해 달라고 정부에 간곡하게 요청했다.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을 멈춰 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대표단(대표 박한신)은 2일 오후 3시 30분께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 수습 작업이 길어지고 있어 합동분향소를 희생자 49재까지 운영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4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함에 따라 이후 전국 각지를 비롯해 공항에 설치된 분향소들이 철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시·도 20곳과 시·군·구 80곳 등 모두 100곳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유족들은 “추운 겨울 분향소를 찾아주시는 국민들의 위로와 관심으로 유족들이 버티고 있다. 국가 애도기간인 4일이 지난 후 분향소가 철거되면 희생자들이 언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유가족이 머물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라면서 “분향소 운영기간 연장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의 경우 지자체에서 승낙한다면 분향소를 축소하더라도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유가족들의 바람이다. 유가족들이 원하는 49재는 다음달 15일이다.

유족들은 합동분향소 외에도 정부에 영락공원과 같은 별도 추모 공간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장례에 필요한 제반 사항 처리 기간의 연장을 부탁드린다. DNA 검사가 진행 중인데 희생자 모두가 좀 더 온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라”고 정부에 거듭 요청했다.

유족들은 마지막으로 근거없는 비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대표단은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악의적인 폄훼를 제발 멈추고 남은 가족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을 즉시 중단해 달라”며 “관계 당국에서 강력하게 처벌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박한신 대표도 ‘유가족을 사칭하는 민주당 당원’이라는 가짜 뉴스가 온라인에 퍼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박씨의 자녀가 직접 희생자인 작은 아버지의 실명을 밝히며 가짜 뉴스를 퍼뜨리지 말 것을 호소했다.

장혁 유가족 장례위원장은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가 꾸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 3일 조사위원회에서 조사진행 방법과 진척도 등을 유족들에게 안내하기로 했다. 이후 유족 요청사항을 정리하려 한다”며 “현재는 희생자들의 유해가 가족들의 품에 온전히 돌아오는 것과 장례를 치르는데 집중하고 있다. 향후 장례 절차 등이 끝이나면 유가족 구성원인 1970명이 모인 자리에서 상의해 유가족 모임 유지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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