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과 함께 놀 수 있는 깨끗한 바다 만들고 싶어요”
2025년 01월 01일(수) 19:30
완도 소안초 1학년 독서동아리 ‘듬뿍’, 그림책 ‘전복 해수욕장’ 펴내
환경 그림책으로 독후활동…6월부터 특산물 ‘전복’ 소재로 준비
처음엔 제작 힘들어 울기도…쓰레기 줍기 등 10가지 수칙 실천

그림책 ‘전복 해수욕장’을 만든 완도 소안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 <소안초 제공>

50m만 나가면 바다가 펼쳐지는 완도 소안초등학교. 1학년 전교생 10명이 소안도 특산물인 전복을 소재로 그림책 ‘전복 해수욕장’을 펴냈다.

바닷가 모래 사장이 더러워 전복이 집을 나간 이야기로 시작하는 책은 바닷가를 찾은 아이들이 때가 낀 전복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 전복이 돌아오고, 완벽한 해수욕장이 열릴 거라는 희망이 가득한 내용이다.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과 따뜻한 그림이 담겨 더 눈길을 끈다.

최근 학교 도서관에서 전교생이 함께하는 출판기념회가 열렸고, 학생들은 책을 낭독하고 소감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책이 출간된 후 학생들은 가족과 친척들에게 책을 소개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책을 만든 소안초 1학년 학생들 모두 독서 동아리 ‘듬뿍’ 회원들이다. 소안초에서 중점을 둔 생태환경교육에 맞춰 ‘듬뿍’은 생태환경보호 교과 시간과 탄소중립기간을 활용해 환경 관련 독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활동으로 작가가 된 이서윤 양은 책을 보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가 만든 이야기가 책으로 나와 신기하고 행복해요. 책 이야기를 통해 다른 친구들도 바다를 지키는 일에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만든 그림책처럼 전복과 놀 수 있는 깨끗한 바다를 만들고 싶습니다.”

학생들은 지난 6월 말부터 환경을 주제로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완도의 특산물이자 학생들의 부모님 대부분이 재배하고 있는 ‘전복’을 소재로 삼았다. 평소 독서 활동을 통해 즐겨 읽었던 그림책에서 모티브를 따 와 전복이 오염된 상태에서 집을 나간 이야기를 만들었다. 전체적인 구성뿐만 아니라 책에 나온 해수욕장에서 즐기는 방법과 필요한 도구들도 부모님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냈다. 학생들과 1학년 담임 문수지 교사는 이야기를 구성해 더미북(가제본)을 만들고,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안진선 돌봄 교사가 틀을 잡았다. 이후 아이들이 밑그림에 색연필과 파스텔, 보드마카 등으로 정성껏 색칠했다. 16개 모든 컷마다 학생들의 손때가 묻어나 있다.

“1학년 아이들이라 처음에는 그림 그리는 걸 힘들어해서 울기도 했었어요. 더미 작업 하다가 작업이 잘 안 되면 바다에 나가 쓰레기를 줍고 생명체들을 관찰했어요. 그럼 또 아이들이 재밌게 그리더라고요.”

문 교사는 한 단계씩 완성해 간 학생들이 자랑스럽다며 뿌듯해했다.

듬뿍은 평소 환경과 관련된 그림책들을 구입해 읽고 독후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그림책과 교과서를 연계, 재구성하며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공부했고 소안도를 지키는 방법을 이야기 나누며 쓰레기 줍기, 생태 그림책 보고 식물 심기 등을 했다. 또 플라스틱과 물티슈 안 쓰기, 전기 절약하기 등 10가지 수칙을 실천중이다.

문 교사는 “완도 해조류 가치가 주목받는 것처럼 이번 그림책이 여러 학교에도 좋은 샘플 자료가 될 수 있도록 군에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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