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내 자식아 너를 어찌 두고 간단 말이냐. 나는 못 가겠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3일째 희생자 유가족들의 첫 분향이 통곡과 오열 속에 진행됐다.

31일 오후 7시 무안국제공항 1층 중앙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유가족들의 조문이 진행됐다.

유가족들의 요구에 따라 무안국제공항 1층에 이날 분향소가 마련된 것이다. 분향소에는 원하는 유가족들만 분향소에 영정사진을 올렸다.

분향소가 마련되는 동안에도 이를 지켜보던 유족들은 울음을 그치질 못했다. 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마음은 애절했다.

이날 조문은 유가족 대표단, 유가족, 시민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유족 대표단이 고인이 된 가족들에게 큰절을 하고 못다한 마지막 말과 인사를 전했다. 대표단은 ‘미안하다’를 외치며 오열했다.

일반 유가족들의 조문이 이어지면서 분향소는 슬픔으로 뒤덮혔다. 인원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5~6명씩 차례대로 들어온 유족들은 분향소에 들어와 가족의 사진을 발견하고 이름을 부르며 통곡을 했다.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사랑해” “너무 너무 보고싶어”라고 연신 내뱉으며 비통함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이번 사고로 자식을 잃은 한 노인은 아들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쓰러졌고 다른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분향소를 빠져 나왔다.

다른 유가족은 “이렇게 허망하게 가면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말도 안돼! 왜 거기 가 있어!”라고 목놓았다. 분향소에서 나가던 한 유가족은 발길을 되돌려 다시 돌아와 “엄마! 나도 엄마 따라 갈래!”를 소리치며 바닥에 주저앉아 발만 동동 굴렀다.

남편을 잃은 아내가 어린 딸의 손을 꽉 부여잡고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가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기도 했다.

아빠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해맑은 아이의 모습에 엄마는 아이를 끌어안고 연신 울기 바빴다.

분향소를 찾은 수백명의 시민들도 유가족들의 이런 모습을 보며 눈물바다를 이뤘다.

분향 전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드디어 유가족들의 첫 분향이 이뤄진다. 정성과 예를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분향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해 달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글·사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