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 키운 ‘로컬라이저’, 지난해 개량
2024년 12월 31일(화) 11:30
국토부, “로컬라이저 설치, 규정상 문제 없다” 입장 고수
블랙박스 파손 확인은 안된 상황, 연결 선 분실
무안공항 폐쇄 내년 1월 7일 새벽 5시까지 연장

국토교통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왼쪽)이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무안 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가 지난해 한 차례 보수를 거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사고 수습 및 원인 조사 현황 브리핑에서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개항 때부터 설치돼 있었으며, 지난해(2023년)에 개량이 돼 교체 내지는 개선이 됐다”고 밝혔다.

로컬라이저는 공항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테나로, 무안공항에서는 활주로 끝 외벽 앞에 둑형태의 두꺼운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설치돼 있었다.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금속 형태가 아닌 콘크리트의 돌출 구조로 만들어진데다 활주로 끝에 단단한 콘크리트 외벽을 세웠다는 점에서 사고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고기는 이 콘크리트 구조물을 충돌한 후 바로 외벽에 부딪히면서 기체가 두 동강이 나고, 불이 났다.

다만 국토부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 밖에 설치돼 있어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 상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 규명 자료의 핵심으로 꼽히는 블랙박스 일부가 파손됐다는 사실과 관련,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전원부를 연결하는 선(커넥터)가 분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박스 외관은 육안으로 크게 파손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 상태로, 내부 데이터 파손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블랙박스는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미국 연방항공청,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항공기제작사 보잉 관계자 등과 함께 합동 감식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부는 사고 수습을 위해 무안공항 활주로 폐쇄 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당초 내년 1월 1일 새벽 5시까지 잠정 폐쇄했던 것을 1월 7일 새벽 5시까지 연장 폐쇄한다. 국토부는 사고 수습 현황에 따라 추가 연장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