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건설업계 “최악의 해”…내년 전망도 ‘암울’
2024년 12월 19일(목) 19:45
광주 건설수주액 1조9000억 전년비 66% 감소…전남 1000억원↓
청약 실적·주택 인허가·착공도 급감…부도업체 광주 2곳·전남 4곳

지역 건설업계가 건설경기 한파 속 공사수주액 감소와 부도 업체 급증 등 최악의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광주시 서구의 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광주일보 DB>

광주·전남 건설업계가 2024년 ‘최악의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광주지역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실적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고 공사를 수주못해 결국 부도난 건설업체는 최근 7년 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경기의 바로미터인 신축 아파트 분양 실적도 처참했는데, 내년도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점에서 건설업계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건설수주액 급감…부도업체 급증=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1~10월) 광주지역 건설수주액은 전년 같은기간(5조6000억원)보다 66%감소한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건설수주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발주 건설수주액이 급감했다. 올해 민간발주 건설수주액은 1조6000억원으로, 전년(5조4000억원) 보다 크게 줄었다. 전남도 역시 전년보다 1000억원 감소한 3조5000억원이었다.

건설수주액 감소는 결국 건설업체 부도로 이어졌다.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지 못한 건설기업들은 대출은커녕 경영비조차 견뎌내지 못해 문을 닫았다.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오늘까지 부도난 광주·전남 건설업체는 6개(광주 2개·전남 4개)로 전년(4개)보다 1.5배 늘었다. 부도가 난 광주·전남 건설업체는 2018년 4개→2019년 4개→2020년 1개→2021년 3개→2022년 3개→2023년 0개로 올해의 경우 특히 이 기간 가장 많은 업체가 부도처리됐다.

면허를 반납한 업체도 늘어났다. 지난달 말 기준 올해 광주시와 전남도에 종합건설(토목·건설) 면허를 반납한 기업은 각각 38, 33개다. 광주의 경우 이미 지난해 전체 반납 건수(21건)를 넘어섰고, 전남의 경우 연말까지 지난해(37곳) 반납 건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청약 실적 ‘뚝’…주택 인허가·착공 동반 감소=건설경기를 엿볼 수 있는 신축 아파트 청약 실적도 바닥을 쳤다. 올해 광주에서는 16개 단지, 8276세대를 분양했는데 고작 청약통장 1만 6224개를 모으는 데 그쳤다. 경쟁률로 보면 1.9대 1 수준으로 전년도 경쟁률인 6.2대 1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의 경우 5033세대밖에 분양하지 않았는데도 청약통장 3만 1191개가 접수됐었다.

분양 실적이 좋지 않다보니 새롭게 아파트를 짓겠다는 업체들도 줄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광주지역 주택 인허가는 3679호였다. 지난해의 경우 10월까지 올해의 3배 규모인 1만 735호가 인허가를 받았었다. 주택 착공도 마찬가지로,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36.7% 감소한 4067호가 착공에 들어갔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정부는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줄이기로 했고 대내외적 건설 경기도 반등할 만한 요인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광주와 전남은 아직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았고, 공사비 원가 인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에 나서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아직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된 것이 하나도 없는 데다 국내 정치상황도 악화되면서 내년도 건설경기는 올해보다도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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