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겼다” “윤석열 체포하라” 금남로·여의도에서 환호
2024년 12월 15일(일) 19:50
4만여 시민 ‘광주시민 총궐기대회’
국회의사당 앞 200만명 인산인해
“국민이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 광주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순간 금남로가 떠나갈 듯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광주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린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는 주최측 추산 4만여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일빌딩 앞 본무대부터 시작된 인파는 금남로공원 앞까지 4차로를 빈틈없이 메웠다. 시민들은 금남로 차도부터 인도까지 빽빽이 둘러앉아 “탄핵해”, “찬성해”, “투표해” 등 구호를 외치며 국회 표결이 끝날 때까지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후 5시께, 우원식 국회의장이 표결 결과를 발표하며 “찬성 204표”를 말하는 순간 금남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일제히 양 손을 들고 환호했다.

시민들은 “우리가 이겼다”, “윤석열을 체포하라”를 연호하고, 일제히 ‘파도타기’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시민 임용진(48)씨는 아내 황은주(40), 아들 예준(10)군과 함께 집회 현장에서 탄핵안 가결 순간을 지켜봤다. 임씨는 “온 가족이 뭉쳐 탄핵에 힘을 보탠 보람이 있다”며 “서민들의 고통은 생각하지도 않는 한심한 대통령은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만든 ‘윤석열 사형’ 손팻말을 흔들던 양귀섭(71)씨는 “탄핵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내란 혐의를 받는 범죄자로서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어놓고 반성조차 없는 모습에 시민들은 화가 났다. 후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거리에서도 탄핵안 가결을 기뻐하는 시민들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이곳에는 주최측 추산 20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20만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가결 소식에 이어 거리에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노래가 울려퍼지자 감격한듯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이도 있었다. 가결 순간의 감동이 가시지 않은 시민들은 해가 지도록 풍악을 울리는 꽹과리 소리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고, 노래에 맞춰 응원봉 등을 흔들며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서울 집회에서 만난 이모(여·26)씨와 한모(여·26)씨는 “지난주 주말 계엄군이 또 올 수도 있다는 소문에 국회 앞에서 불침번을 서기도 했다”며 “비상 계엄 선포 당일 국회로 달려가고, 힘을 합쳐 탄핵 목소리를 높인 시민들의 힘으로 우리나라의 큰 고비를 넘긴 것 같아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웃었다.

인천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유영우(44)씨는 “계엄에 대해 배운 아이들이 ‘무섭다’, ‘혼내달라’고 하더라. 집에 돌아가서 아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다행이다”며 “아이들을 언제 또 제2의 계엄이나 전쟁이 터질 지 모르는 위험한 나라에서 자라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서울=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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