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탄핵현장] “국민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끝나길”
2024년 12월 14일(토) 14:30
‘전국 새우잠연합회’ 깃발 들고 상경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한 시민이 ‘더 이상 선잠은 NO! 전국새우잠연합회’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탄핵 집회에 참석했다.

“국민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끝나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을 앞둔 14일 여의도 국회 앞은 탄핵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도 물결을 이뤘다.

곽신희(29)씨도 ‘더 이상 선잠은 NO’라는 문구가 담긴 ‘전국 새우잠연합회’ 깃발을 들고 대전에서 상경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들이 불안감으로 잠으로 설치고 있는 상황을 표현한 깃발이다.

곽씨는 “대전 인쇄거리에서 일하고 있다. 그쪽 현수막 가게에 특별히 부탁을 드렸고, 응원봉도 가져왔는데 일반 시민도 참여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유머가 가미된 깃발을 만들게 됐다”며 “나는 그 사람에게 투표하지 않았지만 국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는데 이런 식으로 배신을 한다는 것에 분노를 느꼈다. 본인들이 수준 낮은 짓을 하다 보니 국민들도 그렇다고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탄핵집회에서는 재치 있는 문구의 깃발·피켓과 응원봉 그리고 K팝 등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곽씨는 달라진 집회 문화에 대해 “평화 시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처럼 최루탄을 던지거나 곤봉으로 때리는 시위보다 목소리를 키울 수 있고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집회 문화에 동참한 그는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라며 집회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는 학생이라 와닿는 마음이 크지 않았는데, 성인이 된 지금 이런 상황을 보니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집회에 나왔다”며 “탄핵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끝이 있기 마련이다. ‘강물이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처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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