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대한 선전포고” “극렬 극우세력만이 尹의 국민이냐”
2024년 12월 12일(목) 18:40
尹 담화에 성난 광주·전남 민심...지역민들 분노·경악
시민단체, 노동·교육계 반발 성명 잇따라 “하루빨리 탄핵을”

12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민주마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촉구 궐기대회에서 교수회, 총학생회, 총동창회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윤석열 대통령의 12일 담화에 지역민들은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난 45년 전으로 회귀한 것 같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은 ‘다시한번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할 이유가 확인됐다’며 결의를 다졌고,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교육계 등은 일제히 성명서를 통해 비판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은 사법심사 대상이 아닌 통치행위이며 탄핵이든 수사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비상계엄 조치는 국민에게 야당의 패악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담화가 발표되자 광주 시민들은 “계엄이 장난이냐”며 분노했다.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미는 계엄이 질서유지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광주시 서구 화정동에 사는 전상훈(34)씨는 “질서를 지키게 하려고 계엄을 선포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현실 인식이 이렇게까지 되지 않는 사람이 아직 군통수권을 갖고 있다는게 무섭다”고 고개를 저었다.

신혜린(여·24)씨는 “지난 토요일부터 민주광장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의 담화를 보며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저런 사람이 대통령일 수 있는지 답답하고 무섭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오월 단체는 이번 담화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성토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초등생부터 노인들까지 한 목소리로 윤 대통령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담화 내용은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이들은 전부 국민이 아니라는 말과 같다”며 “반성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줘도 모자란데 국민을 되레 협박하고 있으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순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도 “탄핵 이후 내란죄로 수사를 피할 수 없게되자 면피용 발언을 하고 있다”며 “다시는 계엄령으로 군대가 동원되는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한 형벌을 적용해야 한다. 이후에도 전두환씨와 같은 사면은 절대로 이뤄져선 안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광주·전남 시민단체와 노동·교육계도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반발했다.

광주진보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극렬 극우세력만이 윤석열이 생각하는 국민이었다. 절대 스스로 물러서거나 내려오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전국민을 적으로 만든 담화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도 윤 대통령의 담화를 두고 ‘범죄자의 망언’이자 ‘내란수괴임을 자백한 것 뿐’이라고 단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입장문을 내고 “이런 대통령이 배출된 것 자체가 대한민국 공교육의 수치다. 교사들은 국민과 싸우라고 가르친 적 없다”며 “국민을 상대로 광란의 칼춤을 벌이는 윤석열을 1분 1초라도 빨리 구속하고 탄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연구자 134인은 이날 긴급 시국선언에서 “이번 비상계엄은 윤석열과 그의 일당들이 획책한 내란이었음이 이미 충분히 드러났다”면서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수호하고 법치 질서의 확립과 상식의 회복을 위하여 윤석열의 탄핵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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