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소년이 온다’ 광주 이해하는 ‘진입로’ 되길”
2024년 12월 12일(목) 18:20
스웨덴 스톡홀름 기자 간담회서 밝혀

기자 간담회하는 한강 작가 /연합뉴스

한국 작가로는 첫, 아시아 여성 작가로도 첫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가 광주를 이해하는 데 ‘진입로’ 같은 것이 돼 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강은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출판사에서 가진 한국 언론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한강은 “이 소설은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다루는 만큼 더 조심스러웠다”며 이 책이 광주를 이해하는 ‘진입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한강은 지난 7일 열린 강연에서도 ‘소년이 온다’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온다’는 ‘오다’라는 동사의 현재형이다. 너라고, 혹은 당신이라고 2인칭으로 불리는 순간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 소년이 혼의 걸음걸이로 현재를 향해 다가온다. 점점 더 가까이 걸어와 현재가 된다”며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한강은 번역가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전했다. 그는 “(제 작품이) 번역된 언어가 28개 혹은 29개 되는 걸로 알고 있고, 번역가 수는 50명 정도”라며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모르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번역가들과 저는) 함께 있는 것”이라며 “문장마다 함께 있고 모든 문장 속에 함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작가의 뛰어난 문학적 역량 외에도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일선에서 번역에 매진하는 번역가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2의 창작’이라고 불리는 번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편 한강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3부작 가운데, 그 마지막 시작했던 글이 결이 달라지고 분량도 길어져 ‘작별하지 않는다’가 됐다고 했다. 3부작을 마무리하는 소설을 겨울까지 끝낼 계획이었지만 준비할 일이 많아 늦춰졌다는 것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연합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