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대학·중고교에 ‘탄핵 열풍’ 분다
2024년 12월 11일(수) 21:00
대학가 대자보 다시 등장
중·고교생 시국선언 잇따라
광주지역 대학생과 중·고교생까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집단 행동에 나섰다.

중고교생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사태 관련자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광주 지역 고등학교 학생회장으로 구성된 광주시교육청 민주인권교육센터 ‘제14기 광주시 고등부 학생의회’(단체)는 11일 광주 중·고등학생 7018명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단체는 “계엄령은 44년 전 광주의 민주주의를 위한 위대한 투쟁과 아물지 않는 아픔을 배우며 자란 우리에게 두려움과 공포감을 안겨줬다”며 “교과서에는 대통령의 책무가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라고 나와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정당한 목적도, 절차도 없는 계엄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또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가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 윤석열 대통령과 모든 책임자는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수많은 시민의 피로 쓰인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를 더 이상 더럽히지 말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고등부의회 의장을 맡은 최장우(18·서석고)군은 “국회와 어른들을 믿었지만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된 것을 보고 분노했다”며 “광주학생항일운동과 5·18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이들의 후배·자손으로서 광주 학생들도 어렵게 얻어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12일 오후 5시 30분 광주시 서구 화정동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시국선언을 낭독할 계획이다.

대학 캠퍼스 곳곳에는 학생들이 직접 써붙인 대자보가 붙었다.

전남대 법학전문대 재학생들은 ‘오월 정신을 지키고자 이곳에서 선고한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전문대 건물 입구에 붙였다. 대자보에는 “윤 대통령은 1980년 서울대 교정에서 5·18 유혈 진압에 대한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것을 기억하라”며 “즉각 퇴진하고 오월 영령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대 대학원생들도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역사의 심판을 받아라’는 성명서를 내고 “비상계엄령의 역사는 호남과 긴밀하게 이뤄졌다. 반세기 전에 사라진 줄 알았던 과거의 유산은 유령이 돼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 체포를 기도한 대통령은 헌법 절차에 따라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대 총학생회 ‘시선’도 캠퍼스에 “우리 조선대는 역사적으로 불의와 독재에 맞서 싸운 자랑스러운 민주 투쟁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그 정신을 계승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대자보를 붙였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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