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정국 - 김대성 제2사회부장
2024년 12월 10일(화) 21:30
내란 사태 후폭풍에 대한민국이 격랑에 휩싸였다. 한 치 앞을 모를 혼란 정국에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형국이다. 불확실성(不確實性·uncertainty)이란 완전하지 않거나 알 수 없는 정보를 수반하는 상황을 이르는 말로, 미래에 전개될 상황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거나 어떤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명확히 측정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불확실성과 비슷한 개념으로 ‘위험’(risk·위험성)이라는 게 있는데, 일상에서는 이 둘의 개념은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당연히 위험을 불러오기 마련이며, 이를 접하면 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혼돈에 휩싸여 비이성적일 수밖에 없어서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혼란과 불확실성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불확실성이란 개념을 경제학에 처음 사용한 미국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는 이 둘의 개념을 엄밀히 구분했다. 나이트는 불확실성과 위험이 제대로 정의되지 않고 있다고 보았는데, 위험이란 단어가 일상적인 대화에서부터 경제적인 토론에 이르기까지 그 사용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았다.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경제학의 이익 개념 이론에서 먼저 등장했기 때문에 경제적인 담론은 물론 일상에서도 위험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오해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단순히 일어날 것이라는 가능성을 뜻하는 위험과 달리, 불확실성은 발생 가능성과 변화 추이를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직면했을 때 대처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비교문화심리학자 홉스테드는 한국인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타개하려는 ‘불확실성 회피 지수’가 다른 민족에 비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를 냈다. 이는 상황에 맞게 적절한 선택을 한다면 불확실성을 회피할 긍정적인 결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내란 사태 이후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명확히 구별해 이를 회피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의 원점을 타격해 불확실성을 회피해야 한다는 것인데, 어려운 일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결단만 하면 모든 게 확실해질 일이다.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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