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빛, 스톡홀름 밤을 비추다
2024년 12월 10일(화) 19:50 가가
시청 외벽에 한강 사진·한글 문장
여성 노벨수상자 65명 업적 담은
미디어 파사드 ‘리딩 라이트’ 작품
여성 노벨수상자 65명 업적 담은
미디어 파사드 ‘리딩 라이트’ 작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비상계엄사태로 큰 충격에 빠진 한국에 전하는 위로이자 ‘감동의 선물’이었다.
최근 발행한 비상계엄사태는 한강이 썼던 작품이 재현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들불처럼 일어났던 80년 광주5·18민주화운동의 장면들을 소환하고 있다.
노벨문학상이 정치적인 상과는 무관하지만, 한강의 소설은 정치적 격변과 역사적 사실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상식이 열리고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은 ‘노벨주간 조명’으로 축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있는 스웨덴은 노르웨이, 핀란드, 발트해 등과 경계를 이룬다. 겨울은 밤이 길어 18시간 어둠이 내려앉는다. 밤이면 조명이 불을 밝히는데 노벨 주간의 조명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만큼 특별하다.
오는 15일까지 스톡홀름 시청 외벽을 물들인 미디어 파사드 ‘리딩 라이트’(Leading Lights)는 여성 수상자들을 위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노벨상을 수상한 65명의 여성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작됐다. 9분짜리 동영상에는 65명 여성 수상자들의 모습이 등장하고 한강의 사진도 나온다.
한강의 이미지와 함께 작품 ‘흰’에 담긴 문장이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가며 비춘다. “하얀 것은 본래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 아무것도 아닌 것 속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White, by nature is nothing at all, but within that nothingness, everything exists.)
또한 시청 맞은편 부두에 설치된 조명 ‘돔 아데톤’은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 18명 초상을 조명으로 이미지화했다. 올해까지 문학상 여성 수상자는 모두 18명에 이른다.
여성 수상자를 각별히 대하는 것은 역대 수상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1901년부터 수여된 노벨상은 총 1012명의 개인 또는 단체에 627회에 걸쳐 시상이 이루어졌다. 두 번 이상 수상한 이들이 있어 수상자만 집계하면 총 976명 개인과 28개 단체다. 이 가운데 여성(개인만 집계)은 총 66차례 수상했으며 두 차례 상을 받는 마리 퀴리까지 감안하면 여성 수상자는 65명이다. 전체 7%로 극히 적은 비율이다.
노벨문학상도 마찬가지로 역대 121명 수상자 가운데 여성은 18명(14.9%)에 불과하다.
한강 작가는 수상식에 앞서 9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이 생전 살던 집을 찾았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협회는 연합뉴스에 “한강 작가가 협회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유족에게 초대받아 전날(8일) 아파트를 방문했다”며 “한 작가가 가이드를 받으며 둘러봤고, 린드그렌의 증손자인 요한 팔름베리를 만났다”고 밝혔다.
한강은 이에 앞서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후로 스톡홀름을 더 즐기고 싶다”며 린드그렌의 아파트와 스웨덴 국립도서관을 둘러보고 싶은 곳으로 말했다.
린드그렌은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를 비롯해 ‘엄지 소년 닐스’, ‘미오, 나의 미오’ 등을 쓴 세계적인 작가다. 스웨덴 아동체벌 금지법 제정에도 힘을 쏟는 등 아동인권에 기여했다.
스톡홀름 달라가탄 지역에 있는 린드그렌의 아파트는 작가가 1941년부터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주하며 ‘말괄량이 삐삐’를 비롯해 수많은 대표작을 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연합뉴스
최근 발행한 비상계엄사태는 한강이 썼던 작품이 재현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들불처럼 일어났던 80년 광주5·18민주화운동의 장면들을 소환하고 있다.
시상식이 열리고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은 ‘노벨주간 조명’으로 축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있는 스웨덴은 노르웨이, 핀란드, 발트해 등과 경계를 이룬다. 겨울은 밤이 길어 18시간 어둠이 내려앉는다. 밤이면 조명이 불을 밝히는데 노벨 주간의 조명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만큼 특별하다.
또한 시청 맞은편 부두에 설치된 조명 ‘돔 아데톤’은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 18명 초상을 조명으로 이미지화했다. 올해까지 문학상 여성 수상자는 모두 18명에 이른다.
여성 수상자를 각별히 대하는 것은 역대 수상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1901년부터 수여된 노벨상은 총 1012명의 개인 또는 단체에 627회에 걸쳐 시상이 이루어졌다. 두 번 이상 수상한 이들이 있어 수상자만 집계하면 총 976명 개인과 28개 단체다. 이 가운데 여성(개인만 집계)은 총 66차례 수상했으며 두 차례 상을 받는 마리 퀴리까지 감안하면 여성 수상자는 65명이다. 전체 7%로 극히 적은 비율이다.
노벨문학상도 마찬가지로 역대 121명 수상자 가운데 여성은 18명(14.9%)에 불과하다.
한강 작가는 수상식에 앞서 9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이 생전 살던 집을 찾았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협회는 연합뉴스에 “한강 작가가 협회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유족에게 초대받아 전날(8일) 아파트를 방문했다”며 “한 작가가 가이드를 받으며 둘러봤고, 린드그렌의 증손자인 요한 팔름베리를 만났다”고 밝혔다.
한강은 이에 앞서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후로 스톡홀름을 더 즐기고 싶다”며 린드그렌의 아파트와 스웨덴 국립도서관을 둘러보고 싶은 곳으로 말했다.
린드그렌은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를 비롯해 ‘엄지 소년 닐스’, ‘미오, 나의 미오’ 등을 쓴 세계적인 작가다. 스웨덴 아동체벌 금지법 제정에도 힘을 쏟는 등 아동인권에 기여했다.
스톡홀름 달라가탄 지역에 있는 린드그렌의 아파트는 작가가 1941년부터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주하며 ‘말괄량이 삐삐’를 비롯해 수많은 대표작을 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