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후폭풍…“尹 탄핵” 열기 뜨겁다
2024년 12월 05일(목) 21:00
광주·전남 곳곳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시위…시장·군수협 성명
주말 5·18민주광장 대규모 집회 예고…대학가 시국선언도 잇따라

광주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 비상행동이 5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윤석열 탄핵 의결 참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것을 규탄하며 탄핵 의결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광주·전남지역에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관련기사 2·3·4·5면>

시민사회단체들은 연일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이어가고 있고, 광주·전남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광주·전남지역 곳곳에서도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면서 이번 ‘계엄 사태’를 통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비상행동)은 5일 오후 7시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두 번째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86개 지역 시민단체가 모인 비상행동은 전날에 이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을 현 정부에 요구하고 윤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총궐기대회는 7일까지 매일 오후 7시 민주광장에서 이어진다. 전남 각지에서도 각종 집회가 진행됐다.

여수 신가부영 3차 삼거리, 나주 빛가람동 사학연금사거리, 장흥군청 앞, 구례경찰서 로터리, 순천 연향동, 목포 평화광장, 고흥읍 등에서 이날 오후 5시~7시까지 시민들이 모였다. 이에 앞서 비상행동은 4일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로 당론을 정하자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광주시 서구 치평동 국민의힘 광주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비상행동은 “불법적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이에 따르지 않는 것은 반국가적 내란 세력에 부역자가 되는 것”이라며 “놀랍게도 국민의힘은 이 반역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어서 나규복 광주전남촛불행동 상임대표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총부리를 들이댄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구속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탄핵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 광주시민들은 국민의힘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민주노총광주지역본부 본부장은 “윤석열 정권 취임 이후 민생은 박살나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한반도의 평화가 무너지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윤석열 탄핵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은 국민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호남에 더이상 국민의힘의 현수막이 붙지 못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 비상행동은 “사무실 안에 있는 당원이 있다면 나와서 해명해달라”고 외치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이나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남 22개 시·군이 모인 전남 시장·군수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비상계엄 발표로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했다”며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민주주의는 수십년간 국민들의 피와 죽음으로 이룩한 것”이라며 “다시는 무지하고 안하무인격인 쿠데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소속 박홍률 목포시장은 이 성명서에 연명하지 않았다.

광주 동·남·북구의회도 윤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지역 역사학자 모임인 호남사학회는 “이번 사태로 윤 대통령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를 ‘위험 인물’이라는 것이 증명됐다”며 “자진 하야가 최선이겠지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합법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대학가에서도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전남대 제53대 총학생회 ‘HEY DAY’는 시국선언문을 내고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3일 기습적으로 자행된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 국민과 우리 대학생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이는 5·18 정신과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광주에게 더 없이 큰 상처이자, 군부독재의 부당한 계엄령으로 인해 핍박받은 광주 시민들과 선배들을 생각하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청춘과 목숨을 바쳐 독재 정권에 항거하고 불의에 맞선 우리 선배님들의 유지와 가치를 다시한번 받들겠다”며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했다.

전남대 교수회도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한 대통령을 거부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민주화교수협의회 조선대지회 소속 교수들도 성명서를 통해 “12월 3일 시도한 친위쿠데타는 1980년 5·18민중항쟁으로 이어진 전두환의 5·17 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광주대 교수 119명도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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