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광주비엔날레 - 장현우 나주시 문화예술특화기획단장
2024년 11월 28일(목) 21:30
근대 산업사회 도시구조는 제조공장 근로자 중심의 문화, 교육, 의료를 포함하는 형태로 구축되었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공장과 물류 창고 등의 시설 근로자들이 가족과 함께 기초 정주 요건을 충족하며 살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그 외 도시민은 그들을 대상으로 한 소상공인, 의료계, 교육계, 문화계 종사자이다. 하지만 탈산업 이후 공장이 하나둘 이사하고 해외로 나가게 되며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신산업은 자동화 또는 해외 근로자로 대체된다.

국민 소득의 상승과 함께 소위 3D 업종으로 분류되는 힘든 일은 회피하게 되어 필수적으로 해외 근로자의 확대와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선진국 사례를 살피면 탈산업 이후, 문화 수준의 변화와 특히 문화예술 소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며 패턴에 따른 도시재생 시설이 문화 거점으로 재생되고 원도심 공동화에 따른 대안으로 관광산업이 활성화된다. 미래형 산업으로 추구하는 AI, IT, 바이오, 에너지, 배터리, 로봇 등의 장기 비전과 현실에 닥친 일자리를 포함한 먹거리 문제해결을 위한 관광이 서비스 산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문화 소비시대에 시민의 니즈까지 해결할 문화예술 활동이 강화돼 옛 관광방식인 하드웨어보다는 활동 중심의 소프트웨어가 방문객의 새로운 체험과 경험에 부합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도시들의 여러 사례처럼 전시와 공연 등의 국제 미술행사는 관광산업을 이끄는 선발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기초경제가 순환하고 활성화되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는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하며 부산의 영화제, 대구의 오페라, 전주의 국악과 함께 국제 문화예술 행사를 통한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은 그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 회에 100억이라는 예산을 쓰며 시작해 세계 3대 비엔날레에 진입했다는 평까지 들었던 광주비엔날레는 30년이 지난 현재 2024년 기준 80억이라는 예산으로 줄어 들었으며 세계 1, 2위 베니스비엔날레, 카셀도큐멘타의 5500만 달러 상당의 예산과 비교된다. 실제 매회 예산이 줄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올해의 경우 대부분의 경상비로 쓰여지는 전체 예산에서 부족한 전시예산을 생각하면 수준을 담보하기 어려운 수준임에도 파빌리온이라는 분산된 행사 운영을 보여주었다.

전 대표가 부족한 예산 때문에 냈던 아이디어 중 하나인 파빌리온은 베니스 경우, 참여를 희망하는 각 국가들이 당연하게 자신들의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참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지어 관내 민간 전시장까지 2만 5000달러부터 시작되는 높은 대관료를 직접 지불하며 국가 또는 개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는 본전시 예산도 부족한 상황에서 파빌리온의 각 전시장 대관료를 지불하여 마치 아쉬운 것처럼 유치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운영 행태를 보였다. 더욱이 각 파빌리온의 수준과 규모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대부분 본전시를 오히려 분산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예술 행사는 가장 중요한 것이 눈높이라 할 수 있다. 비엔날레는 동네 그룹전이 아니라 전 세계 가장 앞서가는 미술 형식을 발표하고 새로운 담론을 형성해 가는 가장 선진적인 국제 행사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대표의 마인드와 비전이며, 트렌드를 파악해 앞서가는 행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리더가 비전문가이거나 수준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최소한 사무처장이라도 전문가를 활용해야 한다. 적재적소 경중에 따라 예산을 분배하고 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전문적 시각이 있는 사람이 대표를 제대로 보필하고 진두지휘해야 하며 그렇게 했을 때, 그동안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잘 활용할 기존 인력이 관행에 좌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리더십이 발휘되지 않는 국제 행사와 재단이 어떻게 광주시 먹거리인 관광산업과 생활 인구 유치를 기대할 수 있는지 매번 반복되는 행사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국가 또는 지자체 예산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축소 당하는 것이 문화예술 분야 예산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예전 개발도상국 시대의 얘기라 할 수 있다. 선진국에 진입한 현재 우리는 새로운 먹거리 신성장 동력이 투트랙인 미래형 장기 비전 산업과 서비스 관광산업이기에 오히려 더 집중하고 예산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원도심과 기초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문화예술 관광에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되어야 할 분야라는 것을 정치행정과 시민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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