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념관, 고하도의 희생만 강요할 순 없다- 유재길 전 목포시의원
2024년 11월 26일(화) 00:00 가가
목포시 달동 고하도 주민들은 요즘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고하도에 맞붙은 목포 신외항 부두에 놓인 세월호의 처리 문제이다. 나라가 정쟁에 시끄러운 사이 대부분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진도 바다에서 건져 올린 세월호의 녹슨 선체는 부두에서 동쪽으로 수백미터를 이동하여 고하도 내부로 옮겨지게 된다.
세월호 선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결정한 ‘세월호 선체처리 이행사업 기본계획’은 해양수산부 주도하에 2023년 12월 수립되었다. 기본계획에는 이미 국비 2117억원이 확정되어 있는 상태로, 현재는 기본계획 이행을 위한 기초자료조사 용역이 추진되고 있다. 이 용역이 끝나고 나면 내년부터는 선체 이동로에 해당하는 공유수면 매립이 시작되어 2027년까지 선체를 현재 위치에서 더 고하도 안쪽으로 이동시켜 관련 시설물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여기까지의 과정도 복잡했다. 2017년 3월 21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이를 법적 근거로 하여 ‘세월호 선체 보존 처리계획서’가 2018년 8월 작성되었다. 계획서의 골자는 세월호 선체를 파손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며,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기념관 및 교육체험관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그 장소가 고하도다.
고하도와 고하도 주민은 목포시민, 전남도민뿐 아니라 전국에서 참으로 고마운 존재다. 10년 전 세월호 참사 이후 수년간 선체가 갈 곳을 찾지 못해 유가족을 비롯한 전 국민이 안타까워할 당시 이를 품어준 곳이 바로 목포 신외항이 있는 고하도이기 때문이다. 사실, 애초 세월호는 목포와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목포는 출발지도, 도착지도, 사고 발생지도, 희생자 연고지도 아닌 인양된 선체가 임시로 거치된 곳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목포와 고하도 주민들은 세월호를 품어 안았다.
그런데 고하도 주민들이 요즘 걱정하는 것은 고하도에 들어설 세월호 선체와 기념관 교육관 체험관 등이 젊은 생명들을 허망히 잃은 슬픔과 흐느낌의 공간으로 영원히 남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한 예감이다. 기본계획을 보면 고하도에는 선체 거치와 함께 국립 세월호 생명기억관이 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참사를 기억하는 공간, 재난 반복을 막는 교육의 공간,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의 공간이다. 이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국민적 목소리가 모아진 결과이기 때문에 고하도 주민들이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당수 주민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 머리맡에 자리 잡게 될 세월호 선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다. 외형만으로도 슬픔과 공포를 불러오기에 충분한 그 녹슬고 구멍난 거대 구조물은 참사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소재이겠지만 주민들에겐 매일 아침 비극을 상기하며 대해야 하는 가슴 먹먹해지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하도 주민들, 나아가 목포시민들은 새로 들어설 세월호 추모공간에 슬픔을 승화시키고 밝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공간도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들을 내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얼핏 들어보면 사계절 만개한 꽃을 볼 수 있는 대형 식물원이나, 싱가폴 센토사 섬의 주롱 버드파크처럼 자유의 상징인 새들이 가득한 화조원 같은 시설이 더해지면 추모 일변도의 분위기가 안전의식 고취와 휴식 관광을 겸한 명소의 분위기로 변화할 수도 있다고 한다.
떠난 이와 견뎌낸 이에 대한 사랑만큼, 현재를 사는 사람과 미래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고 어쩌면 오히려 더 커야 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선체를 평생 품고 살아갈 용기를 내준 고하도 주민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은 빚을 지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고마움을 갚을 방법도 찾아 실천해야 한다. 정부와 우리 사회가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세월호를 따뜻하게 품어 안아 준 목포시민, 특히 고하도 주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는 기념사업이 전개되길 많은 이들이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고하도 주민들이 요즘 걱정하는 것은 고하도에 들어설 세월호 선체와 기념관 교육관 체험관 등이 젊은 생명들을 허망히 잃은 슬픔과 흐느낌의 공간으로 영원히 남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한 예감이다. 기본계획을 보면 고하도에는 선체 거치와 함께 국립 세월호 생명기억관이 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참사를 기억하는 공간, 재난 반복을 막는 교육의 공간,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의 공간이다. 이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국민적 목소리가 모아진 결과이기 때문에 고하도 주민들이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당수 주민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 머리맡에 자리 잡게 될 세월호 선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다. 외형만으로도 슬픔과 공포를 불러오기에 충분한 그 녹슬고 구멍난 거대 구조물은 참사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소재이겠지만 주민들에겐 매일 아침 비극을 상기하며 대해야 하는 가슴 먹먹해지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하도 주민들, 나아가 목포시민들은 새로 들어설 세월호 추모공간에 슬픔을 승화시키고 밝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공간도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들을 내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얼핏 들어보면 사계절 만개한 꽃을 볼 수 있는 대형 식물원이나, 싱가폴 센토사 섬의 주롱 버드파크처럼 자유의 상징인 새들이 가득한 화조원 같은 시설이 더해지면 추모 일변도의 분위기가 안전의식 고취와 휴식 관광을 겸한 명소의 분위기로 변화할 수도 있다고 한다.
떠난 이와 견뎌낸 이에 대한 사랑만큼, 현재를 사는 사람과 미래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고 어쩌면 오히려 더 커야 할지도 모른다. 세월호 선체를 평생 품고 살아갈 용기를 내준 고하도 주민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은 빚을 지고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고마움을 갚을 방법도 찾아 실천해야 한다. 정부와 우리 사회가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세월호를 따뜻하게 품어 안아 준 목포시민, 특히 고하도 주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는 기념사업이 전개되길 많은 이들이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