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섬 지역 수험생들 뭍으로 ‘원정 수능’
2024년 11월 14일(목) 20:20
신안·진도·여수·완도 등 129명

완도 노화고 3학년 학생들이 수능을 보러 가기 전 1~2학년 학생들이 준비한 영상편지를 보고 있다. <완도 노화고 제공>

전남 섬 지역 고3 수험생들이 올해도 익숙한 집을 떠나 인근 뭍의 낯선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대학수학능력(수능) 시험을 치렀다.

14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신안(도초고, 하의고), 진도(조도고), 여수(여남고), 완도(노화고·완도금일고) 등 총 6개 고등학교 129명의 수험생이 ‘원정 수능’을 봤다.

이들은 예비소집일인 전날 배를 타고 섬을 떠나서 고사장이 있는 목포, 여수, 완도의 숙박업소에서 하루를 머물며 수능을 준비했다. 이들은 부모님이 싸주는 따뜻한 도시락 대신 식당에서 파는 김밥 등을 챙겨 고사장으로 향했다.

섬지역 수험생이 가장 많은(43명) 도초고 고3수험생들도 13일 신안 화도 선착장을 통해 목포 북항으로 떠났다. 도초고 후배들은 수험생 선배들을 위해 선착장으로 떠나는 길목에 서서 미리 준비한 풍선과 초콜렛 등 선물 꾸러미를 전달했다.

완도 노화고 학생 42명도 수능 전날 오후 4시 20분께 완도 노화도 동천항에서 완도군으로 향했다. 이들은 수능을 마친 뒤 밤 9시께 완도 화흥포항에서 배를 타고 다시 노화도로 돌아간다.

앞서 완도 노화고에서도 학생자치회와 학부모회가 주관하는 수능 응원 행사가 열렸다.

1~2학년 학생들의 응원 메시지가 담긴 영상과 간식 꾸러미, 완도 노화고 교장선생님의 아이디어를 담아 수능 만점인 500점을 받으라는 의미로 500원을 붙인 막대사탕 등이 전달됐다.

이아연 완도 노화고 교무부장은 “학생들이 도서지역 섬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던 것을 잘 알고있다. 이번 수능에서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도록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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