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조하는 삶 -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2024년 11월 08일(금) 00:00 가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다. 잠시 넋을 잃고 있다가는 나만 홀로 뒤떨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 때도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급변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찾을 수 있을까.
학자에 따라, 전공 분야에 따라 다양한 관점과 방안을 제시한다. 저마다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면 되겠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주변 여건이 맞지 않을 때도 많고 시간적 물리적 제약도 따르기 때문이다.
한병철 전 베를린예술대학교 철학·문화학 교수는 ‘관조’를 이야기한다. 잠시 멈추고 무위의 순간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한 교수가 펴낸 ‘관조하는 삶’은 서두름의 시대에 ‘관조적인 쉼’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책에는 모두 6편의 관조와 연관된 에세이가 수록돼 있다. ‘무위의 풍경들’을 비롯해 ‘장자에게 붙이는 사족’, ‘행위에서 존재로’ 등이 그것이다. 물론 책에서 저자는 게으름의 중요성이나 관조적 명상을 일상에서 실천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강박적으로 적용되는 효율과 기능성의 측면에서 한 발 물러나라고 제시한다. 일종의 무위 예찬이다. 목적과 효용, 결과가 중요시되는 사회에서 무위는 일종의 해독제와 같은 기능을 한다.
저자는 클라이스트의 단편 ‘인형극에 관하여’를 예로 든다. 춤꾼이 자신의 몸짓을 의식하는 순간 우아함을 상실한다는 것. 즉 “명인의 솜씨란 무위다. 행위는 무위에 이르러 완성된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말한다. “인류 미래는 행위하는 사람들의 권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관조하는 능력을 되살리기에 달려 있다.”
<김영사·1만6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한병철 전 베를린예술대학교 철학·문화학 교수는 ‘관조’를 이야기한다. 잠시 멈추고 무위의 순간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한 교수가 펴낸 ‘관조하는 삶’은 서두름의 시대에 ‘관조적인 쉼’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책에는 모두 6편의 관조와 연관된 에세이가 수록돼 있다. ‘무위의 풍경들’을 비롯해 ‘장자에게 붙이는 사족’, ‘행위에서 존재로’ 등이 그것이다. 물론 책에서 저자는 게으름의 중요성이나 관조적 명상을 일상에서 실천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김영사·1만6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