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 정철 지음
2024년 11월 01일(금) 00:00 가가
‘좁디좁은 골목길도 높은 하늘을 품고 있다’, ‘여행은 그곳에 가는 일이 아니라 이곳을 벗어나는 일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그 불로 커피를 끓여 마셔라’, ‘세상에서 가장 슬픈 대답은 지워지지 않는 1이다’, ‘흔들어야 바람이고 흔들려야 코스모스다’…
상품이나 기업을 홍보하기 위해 신문, 잡지, 포스터 등에 사용하는 문구를 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카피라이터’라고 말한다. 카피라이터는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한 문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무수히 많은 문장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40여 년 카피라이터로 문장에 천착해온 정철이 펴낸 ‘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은 그가 고르고 쓰고 지우며 꾹꾹 눌러 담아 모은 문장들이다. 저자는 책에 쓰인 문장들에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우리 삶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없으며, 아직도 두근두근 진행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보면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종종 찾아온다. 유쾌 통쾌한 역발상과 언어유희, 그러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정철만의 빛나는 문장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람을 중요시하는 카피라이터답게 평범한 단어가 문장이 되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는 마법을 보여준다.
저자는 묻는다. “당신에게는 한 문장이 있습니까?” 그리고 답한다. “없다면 오늘부터 쓰면 된다”라고. 지우개로 지우고 또 지워가며 마음에 오래 남는 짧은 문장 하나를 남겨보라고 권한다.
“한 문장. 두 문장. 세 문장. 문장을 하나씩 늘려가며 글을 쓴다. 아직 완성은 아니다. 연필을 내려놓는다. 지우개를 든다. 지우개로 글을 마저 쓴다. 세 문장. 두 문장. 한 문장. 내가 쓴 문장을 내 손으로 지운다. 지운다. 더는 지울 것이 없다. 지우개똥 곁에 살아남은 문장 하나가 보인다. 이것이 책을 쓰며 내가 한 일의 전부다.”
<김영사·1만88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40여 년 카피라이터로 문장에 천착해온 정철이 펴낸 ‘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은 그가 고르고 쓰고 지우며 꾹꾹 눌러 담아 모은 문장들이다. 저자는 책에 쓰인 문장들에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우리 삶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없으며, 아직도 두근두근 진행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한 문장. 두 문장. 세 문장. 문장을 하나씩 늘려가며 글을 쓴다. 아직 완성은 아니다. 연필을 내려놓는다. 지우개를 든다. 지우개로 글을 마저 쓴다. 세 문장. 두 문장. 한 문장. 내가 쓴 문장을 내 손으로 지운다. 지운다. 더는 지울 것이 없다. 지우개똥 곁에 살아남은 문장 하나가 보인다. 이것이 책을 쓰며 내가 한 일의 전부다.”
<김영사·1만88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