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근대까지 동양고전 필독서 50권을 단 한권에
2024년 10월 31일(목) 20:00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인생 내공 고전 수업, 데라시 다카노리 지음, 오정화 옮김
동양고전의 일순위로 꼽히는 것은 어떤 책일까? 바로 ‘논어’다. 동양의 정치와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을 들라면 공자를 빼놓을 수 없다. 동양고전인 ‘사서오경’은 공자와 그의 제자, 학파 등이 관계돼 있다.

동양고전 입문 시 가장 먼저 다루는 책이 ‘논어’다. 한 장 한 장이 간결할 뿐 아니라 외우기도 쉬운 편이다. 많이 알려진 내용 가운데 ‘학이편’에 나오는 구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이 또한 군자답지 아니한가”는 이상적인 인간을 지칭하는 내용을 적시하고 있다. 앞서의 구절은 다음의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라”는 내용과 맞물려 있다.

동양의 고전 50권을 모은 ‘인생내공 고전수업’은 고대부터 근대까지 모든 시대에 읽어야 할 고전 필독서를 모았다.

동양 고전 전문가이자 ‘한번 읽고 이해하는 세계사 B강의’ 등을 쓴 데라시 다카노리가 저자다. ‘1등 스타강사가 직접 고른 동양고전 필독서 50’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책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고전 내용을 정리했다.

책에 나오는 고전은 ‘대학’, ‘중용’, ‘논어’, ‘맹자’, ‘순자’, ‘장자’, ‘채근담’, ‘주역’, ‘시경’, ‘손자병법’, ‘묵자’, ‘정관정요’ 등 한번쯤 들어봤을 책부터 생소한 고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고전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으로 ‘대학’을 꼽는다.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담겨 있다. 공자의 제자 중 유일하게 이름에 ‘자’를 붙인 증자가 책을 편찬했다.

‘맹모삼천지교’
우리는 무엇 때문에 배워야 하는 것일까. “배움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과 나라를 위해서”라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신을 돌봐 군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연유에야 주위가 감화되고 점차 범위가 넓혀져 나라에 태평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지를 논하는 책이 ‘중용’이다. 이는 ‘성’(誠)의 철학과 연관돼 있다. 사람의 본성이 선한 이유는 “하늘이 그렇게 명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희로애락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가 중(中)이며 드러나 감정이 절도 있는 조화를 이룬 것을 ‘화’(和)라고 한다.

그런데 본성은 선한데 왜 나쁜 행위를 하게 될까? 강한 ‘정’, 즉 희로애락에 치우칠 때 본래의 본성을 망각하기 때문에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채근담’은 처세에 대한 지혜를 담은 책이다. 책이 만들어진 것은 명나라 말기로 부정부패가 심하고 민중은 도탄에 빠진 시기였다. 짧은 360개 가르침이 담겨 있으며 순서에 상관없이 아무 데서나 읽어도 무방하다.

저자는 ‘채근담’에 대해 “역경을 견뎌내고, 겸허하게 행동하며, 명리를 함께 나누고, 가족과 친구에게 관용을 베풀”것을 이야기하는 고전이라고 말한다. 인생을 평온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군사 사상서 ‘손자병법’도 오늘의 시대 곱씹어볼 만한 고전이다. 핵심은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이겨야 하며,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이길 수 있는 상대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이 승리의 기본 요건이라 강조한다.

역사서라는 느낌보다 문학으로 평가받는 고전이 있다. 사마천의 ‘사기’는 내용 자체가 흥미로워 많은 문인들에게 영감을 준 책이다. 기전체로 편찬됐으며 사마천은 인물에 초점을 맞춰 역동적으로 기술했다.

알려진 대로 사마천은 불합리한 세태를 아프게 겪었던 인물이다. 그는 불우한 이들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역사서를 편찬했다. 책에는 백이·숙제 뿐 아니라 사마천 본인까지 포함해 불우한 최후를 맞이했던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한편 저자는 “고전을 읽으면 생각하는 힘이 깊고 넓어집니다. 그것이 고전의 힘입니다”라고 말한다.

<동양북스·1만9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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