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빛그린산단 이전 속도낸다
2024년 10월 29일(화) 20:15
‘유형자산취득결정’ 공시
15만평 1160억에 매입키로
광주송정역 개발 등 ‘탄력’

함평군 빛그린산단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지지부진하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함평 이전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부지 매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빛그린산단으로의 이전을 계획한 지 꼭 3년 만이다.

다만 1조 4000억원 수준의 공장 이전 비용을 충당하려면 현 광주공장 부지 매각이 동반돼야 하는데, 광주시와의 용도변경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고,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지 개발 의사를 밝힌 대형 투자사가 없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29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지난 28일 ‘유형자산취득결정’을 자율공시했다. 함평군 빛그린국가산업단지 2단계 사업구역 소재 토지(함평군 월야면 외치리 1701-1일원 ) 50만㎡(약 15만1250평)를 1160억 8417만원에 매입한다는 게 공시 내용이다. 취득일은 30일로 토지주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매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2021년 LH와 ‘광주공장 이전 부지 조성사업을 위한 협약’을 맺고 116억원의 협약이행 보증금을 지급했으며, 협약 체결 3년 만에 토지 매입 절차를 다시 밟게 됐다.

금호타이어는 토지 매입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입주계약을 체결하고 신공장 착공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지난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빛그린산단 토지 매입이 현실화되면서, 공장 이전에 필요한 비용 마련과 현 부지 매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신공장 건립 비용을 1조40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올 3분기 14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매출 호조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마련하려면 현 부지 매각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호타이어는 부지 매각에 앞서 현 공장 부지를 주거·상업용지로 변경해 줄 것을 광주시에 요구하고 있다. 지역 건설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투자 자본을 찾으려면 용도변경이 필수적이라는 게 금호타이어측의 하소연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이를 ‘특혜’로 규정하고, 현 공장을 폐쇄한 후 용도변경의 가능성이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전반에 중국 자본인 현 금호타이어의 ‘투자 먹튀’ 가능성을 우려하는 불신이 깔려 있는 점도 부담이다.

물론 광주시와 지역 산업계 모두 부지 매각 및 용도변경 난항을 떠나 금호타이어의 함평 이전을 서두르는 게 회사는 물론 광주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노후한 광주공장은 자동화와 수동화가 상존하는 반자동 사업장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생산 확대와 품질 강화를 고려하면 자동화된 신공장 건립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이미 산업단지 측에 사업계획서와 계약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산업단지 입주신청 후 3년 안에는 착공을 해야 하는 만큼 공장 이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면서 “광주 발전을 위해서라도 금호타이어와 광주시 모두 현 부지 매각 문제를 적극 소통하고, 하루빨리 해결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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