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5·18은 반역’이라는 공공기관 기록물
2024년 10월 22일(화) 00:00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이 5·18민주화운동을 ‘반동이자 반역’으로 왜곡·폄훼하는 내용의 책을 펴내 물의를 빚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덕(전북 전주 갑) 의원이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지난 7월 발간한 ‘대한민국 100년 통사(1948~2048)’에는 ‘1980년 5·18은 확실히 민주주의 기반 강화를 가로막고 그 결과가 국가에 너무나 유해한 반동이고 반역이었다’는 문구가 실렸다.

이 책은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 배포되다 문제가 불거지자 현재는 어떤 설명이나 사과도 없이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책자는 뉴라이트 역사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수록된 지도 대부분에서 독도가 빠져있고, 한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에 일본이 ‘변압기’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또 ‘이승만과 4·19, 박정희와 1968~1974년간은 민주사회 기반 구축기의 고통으로 재평가할 수 있으며, 국가에 반역한 것은 아니었다’는 등 독재 정권을 미화하고 한국의 민주화 역사를 부정하는 글도 기술돼 있다.

집필자가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건국절 논란’을 일으켰던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의 집행위원장을 지냈던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역사 왜곡은 어느 정도 예견되기도 했다.

5·18민주유공자회유족회, 5·18기념재단 등 오월단체는 오늘 ‘대한민국 역사를 왜곡·폄훼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라’는 성명을 내고 강력히 항의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역사 왜곡 내용을 감수하지 못한 데 대해 공개적인 사과를 하고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또 내용을 수정하고 배포된 책을 전량 회수해 역사 바로 잡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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