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만끽하며 청정자연 해남 맛보다
2024년 10월 22일(화) 00:00
[굿모닝 예향] 멋과 맛 함께 남도 유람 해남 로컬브랜드
비옥한 황토흙서 키운 해남 고구마 맛과 품질 뛰어나 전국 최고 자부심
고구마빵 만들기·푸드치유 체험 등 6차 산업화 선진 견학지로 급부상
100% 해남산 통참깨·통들깨 이용 저온 냉압착해 고소하고 진한 맛 유지
영양소 파괴 최소화 오메가-3 풍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
암반 등 자연 그대로 살린 정원으로 전남도 예쁜 정원 콘테스트 대상 수상
연못·폭포 등 1만여평의 민간 정원 비파·오미자 에이드 마시며 힐링

더라이스 장순이 대표가 고구마빵을 소개하고 있다.

◇청정 해남산 쌀 반죽에 고구마 앙금 가득 더라이스 고구마쌀빵=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해남은 청정 자연환경과 비옥한 황토흙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해남 황토에서 재배되는 해남 고구마는 전분과 총 당함량이 높아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까지 가지고 있다.

우수 농산물이 풍성한 해남군은 농촌관광 6차 산업화 선진 견학지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1차 ‘잘 키운 농산물’로, 2차 직접 ‘가공식품’을 만들고, 3차 농촌과 제품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관광을 통틀어 6차 산업이라고 한다. 농가의 부가가치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6차 산업의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해남이 6차 산업의 선진 견학지로 부상하는 중심에는 농업회사법인 더라이스 주식회사가 있다. 장순이 대표가 이끄는 더라이스는 1차 산업인 쌀, 모싯잎, 고구마, 감자 등을 생산하고 2차 산업인 고구마쌀빵, 감자쌀빵, 쑥송편, 갠떡, 모싯잎송편, 모싯잎갠떡을 만든다. 여기에 3차 산업인 고구마빵 만들기 체험과 푸드치유 체험, 농산물 직매장도 병행하고 있다. 장 대표는 8년여 간 떡집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더라이스를 설립했다.

‘더라이스’는 업체명처럼 쌀(rice)을 주 원료로, 여기에 지역 농산물을 입힌다는 게 콘셉트다. 장 대표 본인이 직접 친환경 모시 농사를 짓고 고구마는 인근 농가를 통해 계약 재배를 하고 있다.

체험객들이 만든 다양한 모양의 고구마빵.
더라이스에서 가공되는 제품은 미니구마 고구마빵과 감자빵, 호박고구마 쌀빵, 홍화새순 갠떡 등이다. 쌀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고구마, 감자, 모싯잎 등 재료는 같지만 오븐에 구웠는지, 스팀으로 쪘는지에 따라 빵과 떡으로 분류시켰다.

고구마쌀빵과 미니구마 고구마빵은 100% 해남산 꿀고구마와 구운 고구마를 섞어 달콤하고 촉촉하게 만든 고구마 앙금이 가득 들어있다. 고구마를 감싼 반죽은 해남산 쌀가루를 주 원료로 여기에 계란과 믹스가루, 국내산 홍국쌀을 넣어 고구마 색을 입힌 쫀득하고 말랑한 빵 맛을 살렸다. 고구마쌀빵 1개에 해남고구마 1개의 양이 들어 있어 하나만 먹어도 든든하다.

미니구마는 한입 크기의 앙증맞은 고구마빵이다. 해남쌀과 계란 등을 넣어 반죽을 하고 완성된 반죽은 미니구마 모양틀에 짜준다. 여기에 고구마 앙금을 넣고 가스불에 앞 뒤로 돌려가며 노릇하게 구워준다. 완성된 미니구마는 한 김 식힌 후 개별 포장해주면 완성. 일일이 손으로 반죽해서 만드는 고구마쌀빵과 달리 미니구마는 기계화를 한 덕분에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호주와 미국 등 4개국에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이웅식품 이웅 대표가 갓 짜낸 참기름과 들기름을 소개하고 있다.
◇들깨로 착유 이웅식품 참기름·생들기름= 해남군 마산면에 자리한 이웅식품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참깨와 들깨를 이용해 참기름과 생들기름을 가공하는 농업회사법인이다. 지난 2017년 해남지역 소규모 농가들을 중심으로 참깨들깨작목반을 구성하고 이듬해 참깨들깨 가공공장 준공과 함께 이웅식품 설립, 2년 후인 2020년 농업회사법인 이웅식품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참깨와 들깨 농가 생산량이 전남에서는 해남이 가장 많다고 들었습니다. 생산량은 많은데 저를 비롯해 농가마다 소득작목으로서가 아닌 가정에서 쓰는 용도로만 재배를 해오다 보니 안타까운 점도 있었죠. 그러던 중 2017년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기계화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농가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가정에서 필요 이상으로 수확할 때면 수집상이나 유통하는 이들에게 조금씩 파는 정도였으나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 못할 때도 많았다. 이를 개선해보고자 농가들과 합심해 작목반을 구성하고 이후 농업회사법인으로 확대시킨 것이다.

현재 함께하고 있는 농가는 15개 농가다. 농가별로 1000평에서 6000평까지 깨농사를 짓고 있다. 소규모 농가들이 재배하기 때문에 품질 관리가 비교적 용이하다. 15개 농가 통틀어 5만~6만평 정도 참깨 들깨 농사를 짓는다고 보면 된다. 수확은 그때그때 상황이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300평당 80kg 안팎으로 추정한다.

공장으로 가져온 참깨는 1차 세척작업을 통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물빠짐 후 온도나 시간을 설정해 볶아준다. 볶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제거한 후 고압착유기를 통해 참기름을 생산한다. 착유기에서 나온 참기름은 다시 여과작업을 통해 최종 참기름이 생산되고 용량에 맞춰 병에 담긴다.

참기름의 고소한 맛을 내는데는 로스팅의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어느 온도에서 어떻게, 얼만큼 볶았는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도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경험한 후 이웅식품만의 노하우를 찾아냈다. 적당한 온도에서 볶아 압착하기 때문에 통참깨의 고소하고 진한 맛과 향이 그대로 유지된다.

들깨는 세척 후 수분만 날려 건조시키고 생들깨 상태로 착유기를 통해 생들기름을 생산한다. 볶지 않고 49도 미만에서 냉압착하기 때문에 들깨의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고 식물성 오메가-3인 리놀레산이 풍부하다.

이웅식품의 참기름과 생들기름은 4년 전부터 수출을 시작했으며, 해외에서의 반응도 좋다. 국내에서는 온라인몰인 ‘해남미소’와 ‘남도장터’,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광주점, 해남농협, 해남군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2024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 대상을 차지한 ‘비원’ 전경과 카페에서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
◇차와 쉼이 있는 비밀의 정원 ‘비원’= 해남군 삼산면에 자리한 ‘비원’은 차와 쉼이 있는 관광농원 정원체험장이다. 정원주인 김미정 대표가 지난 2000년 관광농원으로 허가받아 조금씩 개발해 온 곳이다. 특별한 콘셉트를 잡아 꾸몄다기 보다는 암반 등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리고 다양한 품종의 식물들을 심으려고 신경을 썼다. 대부분의 수목은 해남내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왼편의 길을 따라 오르면 ‘비원’의 입구다. 문을 열고 들어선 곳은 카페 겸 판매장으로 활용되는 공간이다. 정원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하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향긋한 커피향에 기분이 한껏 설렌다. 잠시 카페에 앉아 여유를 즐겨볼까 싶은데 통유리창으로 보이는 초록 정원이 발길을 재촉한다.

민간정원 ‘비원’의 규모는 1만여 평에 달한다. 대형 철쭉이 심어진 한울정원을 지나 9개의 연못으로 이뤄졌다는 구룡폭포를 잠시 감상한 다음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면 하얀이 연못에 새하얀 연꽃들이 피어있다. 조용히 앉아 바람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바람의 정원’과 별빛전망대, 동백(수국) 정원, 장미의 길까지 아기자기하게 가꿔져 있다.

정원에는 300여 종의 수목과 화초들이 계절에 따라 다양한 옷을 갈아입는다. 가을에는 금목서와 은목서, 겨울에는 동백과 산다화 등이 피어난다. ‘비원’은 ‘2024년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에서 대상의 영예도 안았다.

카페에는 커피와 비파에이드, 오미자에이드 등 다양한 음료가 준비돼 있으며, 해남 고구마빵 명소 피낭시에에서 직접 납품받는 빵도 판매한다. 음료값에 정원 입장료가 포함돼 있으며 음료를 주문하지 않는 방문객에게는 별도 입장료 5000원을 받고 있다. 어린이는 무료 입장이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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