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발간 책 ‘5·18은 반동이자 반역’ 폄훼
2024년 10월 20일(일) 20:15
문체부 소속기관 비뚤어진 역사의식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5·18민주화운동을 ‘반동이자 반역’으로 폄훼하는 내용의 책을 발간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덕(전북 전주 갑) 의원은 지난 18일 국립중앙박물관 등 21개 기관을 대상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이같은 지적을 내놨다.

문제의 도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지난 7월 발간한 ‘대한민국 100년 통사(1948~2048)’다. 이 도서는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 배포되고 있다.

도서에는 ‘1980년 5·18은 확실히 민주주의 기반 강화를 가로막고 그 결과가 국가에 너무나 유해한 반동이고 반역이었다’는 문구가 실렸다.

‘이승만과 4·19, 박정희와 1968~1974년간은 민주사회 기반 구축기의 고통으로 재평가 할 수 있으며, 국가에 반역한 것은 아니었다’는 등 독재 정권을 미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인 사회문화 체계의 독특성을 보지 않고 내 자유를 제약받으면 무조건 독재로 규탄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데모크레이지다’, ‘1945년대 이후 모두를 서양의 민주·독재의 프레임 한 줄 자로 재는 것은 합리적·이성적 정당성이 없다’는 등 한국의 민주화 역사를 부정하는 글도 기술돼 있다.

도서에 수록된 지도 대부분에서 독도가 빠져있는 점, 한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에 일본이 ‘변압기’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실린 점 등에서 ‘뉴라이트’ 역사관을 담고 있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이 도서 집필은 김진현 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건립위원회 위원장이 했으며, 김 위원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건국절’ 논란을 일으켰던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의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이다.

김 의원은 “한국의 대중적 역사 교육물을 제작하는 기관이 5·18을 왜곡해 기술한 것이 오히려 반동이고 반역이 아니냐”며 “ 책 내용을 수정하고 배포된 책을 전량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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