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지구촌·AI·기후…평화·희망의 길 모색
2024년 10월 18일(금) 00:00
대혼란의 세상 희망을 찾아서-정욱식 외 지음
2024년 지구촌은 혼란스럽다. 매일같이 분쟁, 폭력, 전쟁 관련 뉴스가 쏟아진다. 남북으로 갈려 대치중인 한반도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총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중들이 한반도와 지구촌 문제를 직시하며 발생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하기란 쉽지 않다. 모든 문제를 꿰뚫어보는 혜안(慧眼)과 통찰력이 절실한 요즘이다.

지난 16일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 남부 카나 타운. /연합뉴스
그런 의미에서 창립 25주년을 맞은 평화운동 단체 ‘평화네트워크’가 신간 ‘대혼란의 세상 희망을 찾아서’를 기획·출간한 것은 시의 적절하다.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 등 14명의 안보·남북관계 전문가들이 폭넓은 시각에서 한반도와 지구촌 문제에 대해 심층 분석하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남북관계, 무너짐과 되살림에 관하여’(정일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와 ‘평화공존의 투 코리아 전략은 불가능한가?’, ‘위기의 한반도, 탈군사주의에서 대안을 찾자’(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등 5편의 글이 실렸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낡고 좁은 사고의 진보가 이중사고의 문재인에게’라는 글에서 ‘탈냉전형 대북정책(한반도 평화)과 냉전형 국방정책(강력한 군사력 건설)’ 사이의 불협화음을 지적한다. 정 대표는 “냉정하게 보면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문재인 정부 시기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는 그 다리마저 파괴됐다. 그래서 진영논리를 초월한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일영 교수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대해 살핀다.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에는 ‘쌍방 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규정했다. 그러나 올해 1월 북한은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완전한 두 교전국 관계’라고 선언했다. 정 교수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크고 대화와 타협의 규범이 미성숙한 현재의 남북관계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시민사회가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권의 갈등을 완화하고 지속가능한 대북·통일정책에 대한 토론을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한다.

또한 중국-대만 양안(兩岸)관계와 한반도와 일본,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재난과 평화 등에 시선을 돌린다. 황용하 평화네크워크 연구원과 이서영 운영위원은 ‘청년, 우리들의 생각은’에서 “청년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평화는 단순히 꿈이 아닌 현실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 실현가능하다”고 밝힌다. 김종대 교수는 ‘AI(인공지능) 시대의 전쟁과 평화’를 통해 1940년대 핵무기 개발 당시와 AI를 개발중인 현재를 비교하며 유사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전쟁기술의 혁신에 조응하여 반(反)전쟁의 기술은 “인간이 기술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정욱식 대표는 ‘복합·다중 위기의 시대, 군축에서 희망을’에서 군사분야 탄소배출이 전체 탄소배출의 5,5%(2022년 기준)를 차지한다며 평화 군축(軍縮)이 기후 위기 대처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반도·지구촌 문제는 독자들과 결코 동떨어져 있지 않다. 신간은 미로에 갇힌 듯한 한반도와 지구촌 문제, 기후재난 위기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롤러코스터·1만7800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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