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책 속에서 독자들 계속 만나고 싶어”
2024년 10월 17일(목) 20:25
노벨문학상 수상 후 첫 행사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 참석
“지난 일주일 특별한 감동 … 저의 일상이 이전과 달라지지 않기를”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서 발언하는 소설가 한강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17일 오후 강남구 포니정홀에서 열린 비공개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언론 접촉을 고사했던 한 작가는 수상 후 첫 공식 행사인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신작 집필 계획 등을 전했다.

행사장 로비에는 외신과 시민, 취재진이 몰렸으나 한 작가는 별도의 입구로 행사장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취재 제한이 없었음에도 행사 또한 갑작스럽게 비공개로 전환됐다.

한강은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믿고 바란다”고 했다.

신작 집필 계획에 대해서도 “올봄부터 써온 소설을 내년 상반기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으나 작품을 완성하는 시점을 예측하면 늘 틀리곤 했기에 시기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 작가는 여태 글을 쓰며 보내온 시간이 “삼십 년의 곱절인 듯 길게,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표현했다. 7~8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도 있으나 그것은 행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라며 “6년 뒤 이순(60세)이 되는데 그동안은 마음속에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했다.

한 작가는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세 권씩 앞에 밀려 있는 ‘상상 속 책’들을 생각하다가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면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고 삶을 보살피는 ‘균형’을 잡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이날 한강은 문학 독자들과 문학 출판을 이어가는 출판계 종사자, 서점인 및 동료 선후배 작가들도 언급했다. 가족과 친구, 포니정 혁신상을 수여하는 재단에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2007년부터 시행한 ‘포니정 혁신상’은 문화, 예술,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인물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연 1회 수상해 왔다.

역대 수상자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영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조성진, 경제학자 장하준(케임브리지대 교수) 등이 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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