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일대에서 4년 전 극한호우로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당시 피해를 입은 구례와 곡성을 비롯한 전남지역 6개 지자체는 호우피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남 6개 지역(장흥, 무안, 함평, 구례, 진도, 곡성)이 우수유출저감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

2020년 8월 섬진강댐 극한 호우로 사망자 11명이 발생했던 구례와 곡성도 포함돼 있었다. 우수유출저감대책은 빗물이 하수관을 넘치지 않도록 유출량을 조절하는 방안으로 도로 침수를 막는 역할을 한다.

자연재해대책법 제19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은 5년마다 재해예방을 위해 빗물을 가두거나 흐르도록 하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장흥과 무안, 함평, 구례는 2015년에 멈춰있었고 진도와 곡성은 2016년 이후 우수유출저감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 전남 6개 지자체는 우수유출저감대책 수립 기간을 한참 넘겨 사실상 미수립 상태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우수유출저감대책 수립대상 지자체 총 166개소 중 계획을 수립중이거나 수립하지 않은 지자체가 71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50년에 한번 찾아올 폭우에 대비하는 우수저류시설 기준에 미달하는 시설도 전국 29개 지자체가 해당됐다. 이중 전남은 고흥, 순천 2곳, 영광, 화순의 저류조가 해당됐다. 설계 기준은 50년이지만 공사비 절감을 위해 30년부터 40년까지 감축시킨 것이다.

한 의원은 “우수유출저감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29개 지자체의 법 위반에 대한 경고조치가 필요하다”며 “예산 절감을 이유로 우수저류시설 안전 기준을 낮추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지자체 재정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