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버스킹월드컵, 세계로 비상하다 - 문창현 광주동구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2024년 10월 17일(목) 00:00
평범한 한 사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한 도시를 먹여살리는 역작이 됐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이탈리아의 페라라 버스커스 페스티벌 이야기이다. 대장장이인 스테파노 보토니는 모루에 망치질을 하면서 망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소리가 나는 것에 착안해, 거리의 악사들을 위한 축제를 고안해 냈다.

페라라 버스커스 페스티벌은 비록 그 시작은 이렇듯 대장장이의 창의적인 상상력에서 탄생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의 유명 버스커스들이 찾는 거리공연축제의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았다. 200만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하는 글로벌 축제인 이 버스킹축제는 관람객 3명 중 1명이 이 축제를 통해 페라라를 알게 될 정도로 소도시 페라라의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버스킹은 거리나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음악, 댄스, 넌버벌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뮤지션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공연형태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거리공연을 넘어 관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뮤지션과 대중이 함께 만들어가는 독특한 문화적 장르이다.

프린지 정신이 ‘치유’와 ‘희망’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담아내려 했듯이, 버스킹 정신도 창조적인 발상의 전환과 문화적 자유로움의 극대화를 통한 ‘창조성’, ‘다양성’, ‘포용성’에 그 가치를 두고 있다. 버스킹은 뮤지션들의 창의적이고 다양한 예술적 영감을 통해 도시의 문화적 풍경과 표현의 생동감을 풍부하게 만들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그 도시의 문화적 저력을 결정짓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창의적인 전 세계 뮤지션들의 뜨거운 열정의 무대인 제3회 광주버스킹월드컵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올해도 어김 없이 광주도심을 들썩이며, 지난 여름의 역대급 폭염에 지친 시민들에게 한줄기 단비와 같은 시원한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다. 32강의 치열한 서바이벌 경연과 함께 아시아 뮤직서밋, 아시아 뮤지션 쇼케이스, 틴틴버스킹, 오픈마이크, 스트릿댄스, 프리버스킹 등 창의적이고 다양한 음악콘텐츠가 어우러져 도시 전역으로 축제열기를 전파하는 ‘샐러드 보울’형 축제를 지향했다.

이번 버스킹월드컵은 58개국, 781팀, 총 2143명의 세계 뮤지션들이 참가할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1회 대회는 46개국, 539팀, 1603명, 2회 대회는 55개국, 792팀, 1732명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짐바브웨, 튀르키예, 쿠바 등의 국가가 추가로 참가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세계시장에서의 반응과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24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실력을 검증받은 32개 팀만이 대망의 광주 본선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특히 버스킹월드컵은 국내외 다른 뮤직페스티벌과의 차별화를 위해 단순히 뮤지션을 초청하는 공연이 아니라 실력파 버스커들 간의 흥미로운 서바이벌 경진인 독특한 공연방식을 채택했다. 세계적으로도 뮤지션 대상의 경연방식을 적용하는 음악축제는 광주버스킹월드컵이 유일하다. 즉 버스킹월드컵은 서바이벌 경연과 함께 국내외 유명 뮤지션 라인업 확보를 통한 고품격 초청공연이 결합된 광주만의 차별화된 뮤직페스티벌을 지향했다.

이번 버스킹월드컵에도 코론치(스페인), 수오노 다예레(이탈리아), 신촌블루스(한국), 몽니(한국) 등 국내외 유수의 뮤지션들이 초청돼 수준 높은 고품격 공연을 선보였다. 또한 워맥스, 탈린뮤직위크, 뮤직커넥트아시아, 글롬넷 등 해외의 저명 뮤직페스티벌 및 플랫폼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해외시장 네트워크 구축에도 상당한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다.

‘창조성’, ‘다양성’, ‘포용성’을 기치로 하는 버스킹 정신은 다양한 아시아 각국의 문화들을 포용하고자 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서 가장 잘 구현될 수 있다. 또한 광주 동구는 세계축제도시로의 도약과 함께 세계시장을 향한 음악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버스킹월드컵은 세계인이 사랑하는 세계 속의 광주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유용한 기제이다. 이번 버스킹월드컵도 ‘메이드 인 광주’라는 축제브랜드를 통해 혁신적이고 창조적이며 역동적인 버스킹정신을 지향하고자 했다.

이제 광주버스킹월드컵은 버스킹정신을 구현하며 세계로 비상하는 글로벌 축제를 꿈꾸면서, 버스킹월드컵의 세계화를 위해 한단계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할 때이다. 이제는 광주버스킹월드컵으로 인해 세계가 들썩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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