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훼산업 발전의 장애요인과 발전 방향 - 조윤섭 전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장
2024년 10월 10일(목) 00:00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꽃축제는 254건에 이르고 전남에서만 28건이 개최됐다.

꽃은 단순한 아름다움과 향기를 넘어, 우리의 삶과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화려함 뒤에는 화훼농가의 고통과 어려움이 존재한다.

농식품부 통계(2022년)에 따르면, 국내 화훼산업 규모는 2005년 이후 절반 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전남 화훼산업은 면적 기준으로 경기도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내 화훼생산 면적은 전국의 19%인 819㏊로 약 1200여 농가가 화훼 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주 생산지는 순천·구례·나주·강진 등이며 주로 관상수류와 절화류가 비중이 크고 이어 화목·분화·초화류가 재배되고 있다. 이들 도내 화훼류의 총매출액은 175억 원 수준이다.

그러나 농가 소득은 10a당 절화장미가 320만 원이고 백합은 250만 원으로 높은 편이지만 도내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국화는 100만 원에 불과하다. 특히, 농가의 재배 규모는 0.5㏊로 영세하고 5년 이하 생산 종사자는 7%에 불가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남 화훼농가의 소득을 안정화하고 화훼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 화훼 수요를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지자체 행사, 공공시설, 마을 단위 꽃길 조성 등에 지역 내 생산 인증을 받은 식물체와 종자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내의 굵직한 화훼류 수요처 중에는 순천만 국가정원 일원과 국가정원화를 추진 중인 나주 영산강권 일원, 곡성·구례 섬진강권의 꽃길을 포함해 함평나비축제를 비롯한 기타 시군의 봄·가을 축제 등이 있다.

둘째, 지자체별로 화훼류 품목별 연간 생산 및 생산자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야 한다.

전남도내에는 화목류 820농가, 관상수 212농가, 절화류 153농가, 분화류 38농가, 초화·구근류 16농가 등이 화훼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22개 시·군으로 평균하면 겨우 56호 수준이다.

각 지자체와 전남도가 이들 농가를 품목별로 네트워크화하고 연간 생산능력 등을 고려한 뒤, 매년 지자체 소요량을 따져 농가와 납품계약을 하고 상황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생산 판매 계획이 가능해지고 주력 생산품목에 대한 품질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고품질 생산과 소득 안정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열악한 화훼농가의 생산 여건을 개선하고 미래형 생산 유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도내 화훼농가의 생산 규모는 영세하고 화목류를 생산하는 노지를 제외하면 10년 이상 된 노후 비가림 하우스가 주요 시설이다.

시설관리와 운영은 대부분 농민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육묘 관리와 수확 포장 등에 소요되는 외부 인건비는 급속히 상승했다.

양질의 표준화된 규격묘를 생산 판매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팜 육묘와 생산환경 관리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올해만 해도 연초에는 긴 강우, 여름에는 유례없는 폭염이 가을까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지와 시설을 막론하고 자동화된 관수, 환기, 차광, 병해충 방제 등 작업을 스마트화해 생산비를 경감하고 이상기상 환경에 대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한 지자체의 초기 시설비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화훼 품종의 국산화 연구 및 보급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개발된 다양한 품종을 활용해 외국 품종 의존도를 줄이고 지역 농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지역 대학 및 농업기술원과의 협력을 통해 품종 개발과 품질관리 기술교육 등을 강화에 전남도의 화훼농가가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아름다운 꽃향기가 가득한 지역 사회를 만들어 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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