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선택 아닌 필수 - 마성간 전남도 식량정책팀장
2024년 10월 02일(수) 00:00
황금 물결로 일렁거려야 할 들녘 곳곳에 구멍들이 생겨났다. 벼멸구가 벼 줄기에 구멍을 뚫고 즙을 빨아 고사시켰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지난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장흥에 338㎜, 순천에 328.9㎜, 강진에 313.4㎜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수확기를 앞둔 논벼들은 쑥대밭이 됐다.

농자재 값 상승과 쌀 값 하락으로 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벼멸구와 극한호우까지 닥쳐 엎친데 덮쳤다. 모든 물가는 오르는데 쌀 값만 하락하고 있다. 올 9월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4만 3726원(20㎏)이다. 전년 동기 5만 137원(20㎏)대비 12.8%가 하락했다.

가뜩이나 쌀값 하락 등으로 힘든 상황인데 벼멸구와 극한 호우(9월 19~21일)가 전남지역 벼, 배추 등 많은 농작물에 깊은 생채기를 입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인 올해 전남지역 논벼의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면적은 11만 7000㏊이다. 가입대상 논벼 면적 14만 9000㏊의 79%가 가입했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태풍, 호우 등 자연재해나 조수해(鳥獸害), 화재로 인해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이다.

재해로 인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2001년 첫 도입이 되었다.

전남도는 지난 3월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보험료의 농가 부담을 20%에서 10%로 낮췄다. 그 결과 벼 재배면적의 79%가 가입했다.

벼멸구 피해와 극한 호우 피해를 입은 농가 중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농가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조금이나마 농가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일반인들은 질병, 상해 등 각종 사고가 일어날 경우 경제적 손해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다. 임의 소비재인 자동차도 보험을 가입한다. 자동차 종합보험과 운전자 보험은 가입한 반면, 농업인이 주 생계 수단인 농작물 재해보험을 가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계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마늘, 양파 등을 재배하는 7108농가가 8014ha면적에 대해 재해보험을 가입했다. 올 3~4월 이상기후로 인해 마늘이 여러 개로 갈라지는 벌마늘과 양파 생육장애가 발생했다. 재해보험 가입 농가 중 피해농가에 대해 435억 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이처럼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하면 언제 발생할지 모를 재해로부터 농가 경영 안정을 보장받을 수 있다.

10월부터 차(茶)·시금치, 마늘, 양파, 밀·귀리, 보리, 양파, 인삼 등에 대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을 시작한다. 지역 농·축협, 품목농협에서 가입하면 된다. 전남도는 농작물 재해 보험료의 90%를 지원하고 있다. 농가는 10%만 부담하면 된다. 내일 당장 지역농협을 찾아 농작물 재해보험을 가입하자.

자연재해와 돌발 병해충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따른 경제적 손해를 대비하기 위해 이제 농작물 재해보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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