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수 재선거, 갈등 넘어 소통·화합의 계기로 - 이유리 곡성군 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2024년 09월 26일(목) 00:00
인간은 갈등의 존재이기에 인간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필수불가결한 사안이다. 하지만 폭력과 파괴를 유발하는 갈등은 국가 간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세기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대전을 겪으며 냉전의 시대였다. 21세기를 시작하면서는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21세기에도 세계 각지에서 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 전쟁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면서도 전쟁과 분쟁으로 얼룩진 21세기의 단층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딸 둘을 낳아 키우면서 느낀 것은 내 몸에서 나왔어도 나와 자식들, 그리고 첫째와 둘째는 참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을 보며 어릴 때 어머니가 ‘내가 키운 자식도 내 맘 같지 않다’라는 하는 말씀을 하셨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이처럼 사회에서 가장 작은 가족이라는 단위에서도 우리는 서로가 무척이나 다름을 느낀다.

서로 다름은 이질감을 느끼게 하고 이질감은 갈등을 유발한다. 갈등은 그 정도에 따라 엄청난 파급효과를 갖고 있으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에 대해 선입견과 편견을 갖는 태도는 갈등의 간극을 더욱 키우게 한다. 때로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갈등은 다른 시각에서 보면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갈등이 잘 해결되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자 사회정치적 발전의 기폭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인식개선과 소통을 통해 다른 생각이 발전의 밑거름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오는 10월 16일에는 곡성군수 재선거가 치러진다. 군수를 뽑는 선거인 만큼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 뜨겁다. 예비후보자들이 선거사무소 외벽에 현수막을 걸고 곳곳에서 명함을 배부하는 등 예비후보자로서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10일에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조용했던 지역에서 다시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새로운 군수를 맞이한다는 기대와 함께 군수선거를 통해 자칫 지역주민 사이에 편가르기와 같은 정치·사회적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든다.

곡성에서 선거로 인해 지역 내에서 갈등을 겪지 않으려면 유권자는 후보자와 정책공약을 바탕으로 투표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에 따라 선거는 갈등해소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유권자는 법이 허용하는 선거운동 방법 내에서 후보자의 비전과 공약을 잘 판단하여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선거사무원이 아닌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극히 제한적이었으나 최근에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반영해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보장’하는 쪽으로 공직선거법이 개정됐다. 가령 어깨띠와 같은 소품을 이용한 선거운동 제한이 완화되어 후보자 이외에 일반 유권자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부담으로 선거운동 기간 중 법정 규격 범위 이내에서 소형의 소품을 제작 또는 구매하여 붙이거나 지니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이해관계의 대립과 상호 비방 등으로 얼룩진 성숙하게 자리 잡지 못한 선거문화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더 조장한다. 후보자는 금품선거나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불법 선거운동을 통해 유권자의 건전한 판단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지역 현안과 그 해결책 및 정책을 제시하면서 미래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선거방송토론회 등을 자신과 자신의 정책을 알릴 기회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방송토론은 후보자가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설명하면서 현안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였는지를 유권자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후보자는 정책과 공약을 통해 건강하게 경쟁하여 이번 곡성군수재선거가 갈등과 반목으로 얼룩진 선거가 아닌 지역발전과 주민통합의 계기가 되는 선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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