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축제로 우리는 대동 세상을 이룬다 - 임 택 광주 동구청장
2024년 09월 19일(목) 21:30
‘변성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목청은/영판 엉망이다/가락이며 음정은 고사하고/기본적인 박자조차 따라주지 못한다/그러나 그들의 목청은 싱그럽다/(중략)/그들의 목청 위에 나는/내 해먹은 목청을 얹어본다/목청과 목청이 섞여 강물이 되어/흘러가기 시작한다/화룡이다 드디어 우리는/하나를 이룬다’. 나태주 시인의 ‘대동(大同)’이라는 시(詩)의 일부 구절이다. 시인의 작품을 인용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오는 10월 성년을 넘어 글로벌 축제로 도약 중인 ‘제21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열리는데, 올해 특별히 축제의 주역인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기획하고 만들어 가는 ‘대동 축제’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대동(大同)’이라 하면 다른 세력끼리 하나가 된다, 세상이 번영하여 화평하게 된 이상향, 나아가 대동 세상을 꿈꾸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충장축제는 ‘충.장.발.光-다시 타오른 열정, 영원히 빛나는 우리’라는 주제에 맞춰 축제의 주 무대인 금남로와 충장로 전역과 5·18민주광장, 예술의 거리 일원이 곧 ‘대한민국 최고의 놀자판’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각 장소마다 명칭을 붙여 축제의 개·폐막식과 충장 파이어아트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대동의 길’을 시작으로 시민 주도형 체험과 놀이를 할 수 있는 ‘만남·열광·정열·낭만의 거리’, ‘행복·사랑·젊음·나눔의 골목’, 제3회 광주 버스킹 월드컵이 열리는 ‘환희의 광장’까지 다채롭다.

매회를 거듭할수록 충장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만큼 부담감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축적돼 온 역사와 전통의 맥을 이어온 충장축제의 성공 개최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왔고, 결과 역시 만족스러웠다.

지난해 성년을 맞은 충장축제를 찾은 국내외 방문객만 약 120만 명이니 제대로 입증한 셈이다. 이 기세를 몰아 올해 처음으로 ‘충장축제 D-50 기념 대국민 발표회’를 열고, 예년과 달리 ‘대동 축제’를 위한 3가지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그 첫 번째가 조선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축제 관련 과정을 개설, 전문 교육과 컨설팅을 받은 ‘충예 기획단’을 참여시킨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대국민 발표회를 통해 내외빈 주요 인사와 30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가장 빛났던 추억의 열정으로, 충장축제를 밝힐 불을 함께 피워내자’는 의미를 담은 의기투합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끝으로 세 번째는 기존에는 참여자였던 시민들이 기획자로 변신해 직접 기획한 5종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충장 의상실, 명인명장과 함께하는 충장 레트로 체험 여행, 충장축제 Build up 추억으路 모테부러, 아트 스트리트, 금남지하도상가 대축제 등이다.

무엇보다 충장축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백미는 ‘거리 퍼레이드’다. 이번 충장 파이어아트 퍼레이드는 금남로 5가 역~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 약 1187m 구간으로, 도보로 17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축제가 한창 무르익을 10월 5일 토요일 밤 6시부터 9시 30분까지 1부 불 내려온다 ‘젊음의 행진’, 2부 불 나르다 ‘추억의 음악, 열정의 순간’, 3부 불 사르다 ‘영원한 추억의 빛’이 구간별로 수놓을 예정이다. 불꽃을 소재로 한 테마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13개 동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율성을 극대화시켰다. 각 동별로 가장 빛났던 최고의 순간을 담은 상징 모뉴먼트를 제작, ‘열정의 불씨’를 운반해 거리마다 장관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달력을 한 장만 넘기면 ‘제21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목전에 와있다. 올해는 일방적인 관람형 축제가 아닌, 시민과 함께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대동 축제’의 모습을 갖추고자 직원들은 물론 많은 분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열정을 불태웠다. 함께 힘을 모아 원하는 목표를 이뤄보자, 말은 쉽지만 실행에 옮기는 건 혼자만 잘해서는 결코 이뤄낼 수 없다. 그래서 ‘대동(大同)’이 어렵고도 위대한 일이다.

국내 최고의 권위 있는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 대상’에서 8년 연속 수상해 온 충장축제가 열리는 10월 2일부터 6일까지 닷새간 금남로와 충장로에서 우리만의 ‘대동 세상’이 펼쳐질 것이니, 귀한 걸음 하시어 빛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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