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추석민심’, 여야 귀 기울여야
2024년 09월 19일(목) 00:00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다고 해도 명절은 명절이다. 올해도 고속 도로는 수많은 차량들로 붐볐고, 혈육의 정을 나누는 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닷새간의 황금 연휴가 이어진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과 쌀값 폭락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민들이 많았다. 광주·전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고향에 내려와 확인한 추석 민심은 ‘경제 살리기’였다. 특히 사상 유례없는 무더위로 삶터는 물론 시장도 모두 시들할 만큼 활기를 찾기 힘들었고, 쌀값·한우가격 보장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한여름 폭염보다 뜨거웠다.

예년과 다른 점은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더불어 민주당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응급실 뺑뺑이’를 비롯한 의료대란 등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격렬한 분노와 반발이 심각할 정도였다”면서 “민주당은 무엇하고 있느냐, 무조건 끌어내려라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고 전했다.

같은 당 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도 “쌀값이 폭락하면서 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농민들의 절규가 생생했다”며 “이상고온으로 벼멸구 밀도가 급증해 힘들어하는 농민도 많았다”고 전했다. 양부남(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서구을) 의원은 “군공항·탄약고 이전, 광주지하철 공사지연 등 산적해 있는 사업의 빠른 진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귀띔했다.

반면, 위안이라면 KIA 타이거즈의 정규시즌 우승 소식이었다. 박지원(해남완도진도) 의원은 “호남, 타어거즈, 민주당은 공동운명체이다. 기아가 잘하면 호남이 뭉쳤고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민심을 전했다.

추석 민심을 피부로 느낀 정치인들이 이제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해법의 제1 원칙은 오직 민생만 보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쌀값안정과 의료대란 해소 등 민생만큼은 정파를 떠나 여야가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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