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거 - 오광록 서울취재본부 부장
2024년 09월 05일(목) 22:00 가가
최근 영광과 곡성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이들 지역은 재선거를 앞두고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에서 이처럼 재선거 경쟁이 불붙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각종 선거에서 광주·전남은 본선의 의미가 없었다. 대신, 민주당의 후보 경선이 사실상 본선의 성격을 가졌다.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영광·곡성 군수 재선거가 벌써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본선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문은 조국혁신당이 열었다.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영광과 곡성에서 1박2일 일정의 국회의원 워크숍까지 열고, 이들 지역에서 ‘한달 살기’를 하며 거처를 둘러보는 등 재선거를 위한 ‘기선 잡기’에 나섰다. 조국혁신당의 지난 총선 비례대표 호남지역 득표율이 1위였고, 재선거가 치러지는 영광·곡성에서의 득표율은 각각 39.46%·39.88%였다.
민주당 지도부도 텃밭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전남과 광주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할 예정이다. 또 지난달 30일엔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등이 순천과 영광을 찾았다. 순천에선 전남도의원들과 만났고, 영광에선 군의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 한준호 최고위원도 전남을 찾았다. 민주당은 최근 호남의 무소속 단체장 등 탈당 인사들에 대한 복당도 허용했다. 통상 탈당에 대한 감점이 있지만 일부 복당자에게는 이마저도 없애주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양 당이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이번 재선거가 2026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전초전이기 때문이다. 이번 재선거를 통해 조국혁신당이 광주·전남지역에서 의미있는 득표에 성공한다면 제9회 지방선거의 본선 경쟁이 가능해지고 2027년 대선의 판세에도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광주·전남지역의 민주당 일당 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정치사의 큰 변화는 늘 호남에서 시작됐다. 이 때문에 더욱 이번 재선거에 나타날 ‘호남 표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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