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은 공원답게, 시민은 시민답게 - 박남국 하남공단 광신스크랩 이사
2024년 09월 04일(수) 00:00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를 품은 광주비엔날레공원 안에는 비엔날레 국제전시장과 예향 광주를 채워주는 시립미술관, 조상의 발자취를 늘 감상할 수 있는 시립 민속박물관, 그 주변에 국립 광주박물관, 문화예술회관 등 자랑스러운 시설물들이 들어서 있다. 공원 안에는 긴 세월동안 잘 가꾸어진 수목들이 가득하여 도심 속 공원으로는 여러 가지 조건을 잘 갖춘 명품공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공원 근처에 거주하는 나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일상의 힐링 장소로 여기며 생활 속의 한 공간으로 자주 찾는 곳이다. 그런데 많은 시민이 찾는 장소로 관리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어서 공원 관리자에게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공원 내에 자동차 도로가 너무 산만하게 많다. 차량 통행 편의보다는 시민의 운동 공간으로 차도를 대폭 축소한다면 더욱 쾌적한 공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둘째, 공원을 질주해 다니는 오토바이 배달, 일명 라이더들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한 운동 여가를 심각하게 위협 또는 방해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공원관리 사무소에서 공원 중심부 통행은 일부 제한하여 통제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용봉동-매곡동-운암동을 아우르는 배달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물론 시간과의 싸움으로 생계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라이더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난폭 곡예운전과 굉음, 과속운전은 공원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에게 안전위험과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셋째,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되어있는 많은 애견인들이 애완견을 사랑하고 잘 보살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공동체가 생활하는 사회에서는 이런 좋은 일도 빛과 그림자는 공존한다. 담배를 즐기는 애연가와 비흡연자의 상호권리 존중은 이제 사회에 많이 정착되어 있듯이 애견인들도 비애견인들을 위해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언론보도를 통해 애견으로 인한 사고 소식을 듣게 된다.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도 “‘개’보다 사람이 우선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애완견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여러 문제에 대하여 준수할 사항을 게시하고 있다. 그러나 비엔날레 공원에는 생각보다 너무 많은 애견인들이 개를 동반하여 공원을 활보하면서 공원의 거의 모든 장소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대형견을 입마개도 없이 목줄이 느슨한 상태로 ‘우리 개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듯 하지만 상대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비애견인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애완견 동반 산책이 마치 사회 봉사활동으로 착각하는 인상을 받기도 하는데 차라리 일정한 장소를 지정하여 애완견 공원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어떨까 제안한다.

넷째, 공원 안에는 테니스장, 배드민턴, 게이트볼 등 좋은 운동 시설물이 있으며 시민들의 활용도도 매우 높다. 그리고 공원 내 모든 곳은 흡연이 금지되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특히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분들의 보행 중 흡연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유발한다. 공원은 흡연 금지 구역이라는 더욱 철저한 안내가 필요하다.

다섯째,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원 리모델링 공사는 공사완료 기간이 2개월 정도 지연 된 것 같지만 공원 어디에도 공사 마무리 일정 안내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9월 7일이면 제15회 광주국제비엔날레라는 큰 행사가 이곳에서 개막한다. 공원 관계자들은 공원의 모든 불합리한 문제들을 실효적인 단속과 계도를 통해 광주비엔날레 행사가 쾌적하고 아름답게 치러지도록 함과 동시에 좋은 공원의 면모를 알릴 수 있길 바란다. 광주의 관문인 무지개 다리 위에 오로라가 떠오르듯 예향 광주 이미지를 대외에 널리 알리는 또 한번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늘 많은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 모든 문제들의 좋은 해결책은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얻을 수 있는 것이고, 타인의 처지와 고통을 헤아릴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과 행동의 무능을 만든다고 철학자 아렌트가 말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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