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기후위기, 그리고 기후대응댐 - 김민환 영산강·섬진강유역물관리위원회 위원장·호남대 교수
2024년 08월 28일(수) 21:30
파리협정(Paris Agreement)은 2015년 12월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의 당사국이 참여해 채택된 것이다. 이 협정은 종료 시점이 없으며 지구의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내로 하고 최종적으로 모든 국가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하며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자는 것이다. 이 협약에 대한 이행여부에 대한 구속력이 없으며 목표 달성은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심각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구상에 있는 화석연료의 80%를 땅속에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후변화를 막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든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금년 우리나라 기후 상황만 살펴보면, 가장 긴 열대야 일수를 기록하였으며 대전, 충남, 충북, 전북, 경북 등에 집중호우가 발생되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강릉시는 가뭄을 겪고 있으며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8월 15일 기준 38%) 상태가 심각해 제한 급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2020년 8월에 섬진강 유역에서 200년 빈도를 초과하는 집중호우로 많은 재산과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022년 6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영산강ㆍ섬진강 유역에서 발생한 기상관측 이래 최장기간 가뭄을 겪기도 하였다. 유역의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수도 사용량 절감, 산업단지 공장 정비시기 조정으로 공업용수 절감, 발전용수나 농업용수를 관계기관의 협력으로 생활용수로 공급하였다.

근원적 가뭄 해소를 위해 2023년 4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는 중장기 가뭄대책을 심의ㆍ의결하였다. 물 공급체계 조정, 대체 수자원 확보, 비상 연계, 신규 수자원 개발(지역 중ㆍ소규모 댐 등)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현재의 물그릇과 효율적인 운영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구조적인 대책으로 물그릇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과 홍수의 빈도가 커지고 있다.

영산강유역에는 다목적댐이 아닌 4개의 농업용수 전용댐으로 홍수조절을 거의 할 수 없다.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생활용수를 섬진강수계에 의존하고 있는 광주를 포함한 전남 서부권에 용수 공급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 7월 전국 14곳을 기후대응댐 건설 후보지로 발표하였다. 우리 지역에는 화순 동복천댐, 순천 옥천댐, 강진 병영천댐으로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주민설명회, 타당성조사 등 지역 주민의 공감대 형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댐 개발로 인한 자연 훼손, 수몰 지역 발생, 불충분한 보상과 댐 하류의 수량과 수질 문제 등으로 반대한다. 축적된 기술로 댐을 설계하고 효율적인 운영으로 우려되는 상당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생활 향상, 댐건설이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 경제적 번영에 기여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그릇 확대와 더불어 물 이용, 물 안전, 물 환경, 물 산업, 물 거버넌스 등의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물 이용에서는 신규 수자원 확보로 국가전략산업 등 새로운 물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물 안전에서 댐은 기반 시설로서 기후변화로 잦아지는 가뭄과 홍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 환경에서는 댐의 수질관리를 위해 상류 오염원 관리강화를 통한 수질개선 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물 산업전략에서는 댐 유지 및 안전관리를 위한 스마트 안전관리 체계(드론, AI 등) 등 관련 산업의 발전이다.

지난번 겪은 가뭄과 홍수를 되돌아 보면 구조적으로 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컸더라면 상당 부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자연재해, 특히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자유롭도록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을 배려하는 선진 공법을 적용하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웨덴의 청년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의 말이 뇌리에 스친다. “당신들은 우리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위기를 위기로 취급하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다.”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미래세대에 남겨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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