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양식어업, 이상기후 대비 재해보험 가입 필수”
2024년 08월 25일(일) 20:00 가가
광주일보가 만난 경제人 주홍보 수협중앙회 전남본부장
어업인 일자리·귀어 교육·수산물 소비 촉진 등 다양한 업무
귀어, 추천하고 싶지만 쉽지만은 않아…힘들 각오하고 내려와야
어업인 일자리·귀어 교육·수산물 소비 촉진 등 다양한 업무
귀어, 추천하고 싶지만 쉽지만은 않아…힘들 각오하고 내려와야
‘전국 제 1의 수산도시’. 국내 수산 통계가 보여주는 전남의 지표다.
수산물 생산액은 3조를 넘어선 지 3년 째다. 지난해 수산물 생산액(3조 1127억)만 전국(8조 1898억)의 38%를 차지한다. 생산량도 압도적이다. 지난해 바다에서 거둬들인 수산물 생산량은 191만t. 전국(326만 8000t)의 58%에 달한다.
18만 7459㏊의 바다에 만들어져 있는 양식 어장은 전국 양식어장의 65.0% 수준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양식 생산량(173만 5000t)은 전국의 76.4%다. 매일 바다로 출근하는데 필요한 배만 2만 7010척으로, 전국의 42%다.
요즘 해외에서 잘나가는 김만 봐도 ‘수산 1번지’라는 말을 실감나게 한다. 올해 물김 생산량은 40만 8444t. 기후변화 등으로 지난해(53만 3000t)보다 줄었는데도 전국(50만 8782t)의 80%를 차지한다. 생산액도 7966억원 규모로 전국 전체 생산액(9742억)의 82%에 달한다. 진도수협이 지난해 2000억원의 위판고를 올린 것도 늘어난 물김 생산이 한몫을 했다.
바다를 생계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도시로 떠나는 인구가 끊이질 않고 저출생에 따른 어촌 인구 감소에다 고령화로 바닷가 마을이 썰렁해진 지 오래지만, 아직 3만 4620명(전국의 38.1%)이 바다를 보며 산다.
바다도 기후 변화로 변했다. 바다 온도가 오르면서 생태계가 달라졌고 해마다 잡히던 물고기가 보이지 않는다. 수확량도 갈수록 줄었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제 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면서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그래도 바다를 등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몸은 힘들고 소득 내기도 쉽지 않지만 스마트 어업으로, 친환경 양식장으로, 고부가가치 수산물 가공사업으로 미래 어업을 개척하겠다며 ‘귀어’하는 새식구(2023년 279가구)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어업인이 부자되는 어부(漁富)의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어업인의 꿈과 희망이 가득한 어촌!’, ‘살기좋은 희망찬 어촌’, ‘지속가능한 수산환경 조성’을 비전으로 하는 수협중앙회 역할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전국 수산인 104만명의 권익 강화를 위해 전남 19개(민물장어양식수협 제외) 수협을 비롯, 전국에 91개 조합을 두고 교육지원·경제사업·상호금융·공제보험사업 등을 추진하는 수협이 성장하는 건 국내 어업인들과 국내 수산업의 성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광주일보는 최근 지역 수산인들의 안정적 어업 활동을 위한 재해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 주홍보 수협중앙회 전남본부장을 만났다. 여수 출신으로 여수고, 부산수대(현 국립부경대)를 나왔지만 수협중앙회 본부(서울)에만 있다가 지역본부로는 지난해 1월부터 근무한 전남이 처음이다. 지인들도 많아 요즘 ‘물 만난 듯’ 고향 근무에 진심이다.
주 본부장은 수협 사회공헌활동의 하나인 푸른바다 가꾸기 운동에 참여하면서 접한 ‘스킨스쿠버’에 꽂혀 틈만 나면 물 속에 들어가는 ‘아쿠아맨’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협 전남본부 사업 중 가장 큰 게 뭔가.
▲정책보험, 공제보험 사업이다. 업무의 80%가 정책보험이다. 특히 전남의 경우 양식 어장이 많아 이 분야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해보험 업무의 비중이 크다. 바다는 하루에도 어떻게 바뀔 지 예측이 어렵지 않느냐. 예측이 어려운 자연재해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확보해 어업인들의 경영 상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재해보험 가입이 필수적이라 중요하다. 수협중앙회 차원에서는 상호 금융 분야가 규모가 크다. 거기서 수익을 내줘야 다른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종류가 많나.
▲정책보험의 경우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어업인 안전보험 등 4가지다.
-재해보험에 가입했는데 고수온에 피해를 입어도 보상을 못받는다거나, 내는 보험료는 많은데 기준에 못 미친다고 재난지원금보다 적은 보상액을 받는다는 어업인들 불만이 많았다.
▲기상을 예상하지 못하던 시절에는 자신의 목숨을 맡기고 바다에 나가지 않았나. 위험성도 클 수 밖에 없다. 민간 보험에서는 그만큼 손해율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험료를 높게 책정한 거다.
어업인들 입장은 그게 아니다. 일단, 양식어장을 하거나, 어선 어업을 하던, 투입 비용이 많지 않은가. 매번 큰 수익을 버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보험료는 매년 높다. 보험에 들어도 원하는 수준의 보상을 받지 못하기라도 하면 억울하게 생각한다.
예전 볼라벤·덴빈(2012년)이 왔을 때 당시 피해가 컸었다. 수산생물 피해액만 2400억원에 달했다. 보험료 부담 등으로 미처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어민들 피해도 컸다. 피해가 워낙 커 보상해줘야할 재보험사들 손해율도 700%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특약으로 분리하여 필요한 어민만 선택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어업인들도 원했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렇다. 어업인들 입장에서는 선택적으로 가입해서 재해보험 가입 비용을 낮추고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손해율을 낮출 수 있었다. ‘내 양식장이 있는 바다는 기온이 낮아 고수온과는 관련 없다’, ‘우리 바다는 수온이 높아 저수온 특약 보험료를 내면서까지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바다가 변했다. 항상 온도가 낮았던 바다에 느닷없이 고수온 현상이 발생했다. 적조가 발생하지 않던 바다에 적조가 발생했다. 특약에 가입하지 않았던 어민들 입장에서는 낭패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의 경우 육상 넙치를 시작으로 지금은 28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전남의 경우 지방비 지원액도 많다. 최근엔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의 경우 금어기에도 보험료를 내는 어민들 부담을 고려해 이 기간 보험료도 지원한다. 고수온만 하더라도 올해부터 예비특보 발령기준이 완화됐다. 예전엔 예비특보 이후 주의보 발령까지 기간이 짧아 예비 특보 발령이 난 뒤 보험 가입 절차를 밟으려고 하던 어민들이 가입을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었지만, 예비특보가 일찍 발령되어 고수온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좀더 확보되었다.
-올해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수산물 생산액은 3조를 넘어선 지 3년 째다. 지난해 수산물 생산액(3조 1127억)만 전국(8조 1898억)의 38%를 차지한다. 생산량도 압도적이다. 지난해 바다에서 거둬들인 수산물 생산량은 191만t. 전국(326만 8000t)의 58%에 달한다.
요즘 해외에서 잘나가는 김만 봐도 ‘수산 1번지’라는 말을 실감나게 한다. 올해 물김 생산량은 40만 8444t. 기후변화 등으로 지난해(53만 3000t)보다 줄었는데도 전국(50만 8782t)의 80%를 차지한다. 생산액도 7966억원 규모로 전국 전체 생산액(9742억)의 82%에 달한다. 진도수협이 지난해 2000억원의 위판고를 올린 것도 늘어난 물김 생산이 한몫을 했다.
그래도 바다를 등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몸은 힘들고 소득 내기도 쉽지 않지만 스마트 어업으로, 친환경 양식장으로, 고부가가치 수산물 가공사업으로 미래 어업을 개척하겠다며 ‘귀어’하는 새식구(2023년 279가구)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어업인이 부자되는 어부(漁富)의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어업인의 꿈과 희망이 가득한 어촌!’, ‘살기좋은 희망찬 어촌’, ‘지속가능한 수산환경 조성’을 비전으로 하는 수협중앙회 역할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전국 수산인 104만명의 권익 강화를 위해 전남 19개(민물장어양식수협 제외) 수협을 비롯, 전국에 91개 조합을 두고 교육지원·경제사업·상호금융·공제보험사업 등을 추진하는 수협이 성장하는 건 국내 어업인들과 국내 수산업의 성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광주일보는 최근 지역 수산인들의 안정적 어업 활동을 위한 재해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 주홍보 수협중앙회 전남본부장을 만났다. 여수 출신으로 여수고, 부산수대(현 국립부경대)를 나왔지만 수협중앙회 본부(서울)에만 있다가 지역본부로는 지난해 1월부터 근무한 전남이 처음이다. 지인들도 많아 요즘 ‘물 만난 듯’ 고향 근무에 진심이다.
주 본부장은 수협 사회공헌활동의 하나인 푸른바다 가꾸기 운동에 참여하면서 접한 ‘스킨스쿠버’에 꽂혀 틈만 나면 물 속에 들어가는 ‘아쿠아맨’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협 전남본부 사업 중 가장 큰 게 뭔가.
▲정책보험, 공제보험 사업이다. 업무의 80%가 정책보험이다. 특히 전남의 경우 양식 어장이 많아 이 분야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해보험 업무의 비중이 크다. 바다는 하루에도 어떻게 바뀔 지 예측이 어렵지 않느냐. 예측이 어려운 자연재해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확보해 어업인들의 경영 상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재해보험 가입이 필수적이라 중요하다. 수협중앙회 차원에서는 상호 금융 분야가 규모가 크다. 거기서 수익을 내줘야 다른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종류가 많나.
▲정책보험의 경우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어업인 안전보험 등 4가지다.
-재해보험에 가입했는데 고수온에 피해를 입어도 보상을 못받는다거나, 내는 보험료는 많은데 기준에 못 미친다고 재난지원금보다 적은 보상액을 받는다는 어업인들 불만이 많았다.
▲기상을 예상하지 못하던 시절에는 자신의 목숨을 맡기고 바다에 나가지 않았나. 위험성도 클 수 밖에 없다. 민간 보험에서는 그만큼 손해율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험료를 높게 책정한 거다.
어업인들 입장은 그게 아니다. 일단, 양식어장을 하거나, 어선 어업을 하던, 투입 비용이 많지 않은가. 매번 큰 수익을 버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보험료는 매년 높다. 보험에 들어도 원하는 수준의 보상을 받지 못하기라도 하면 억울하게 생각한다.
예전 볼라벤·덴빈(2012년)이 왔을 때 당시 피해가 컸었다. 수산생물 피해액만 2400억원에 달했다. 보험료 부담 등으로 미처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어민들 피해도 컸다. 피해가 워낙 커 보상해줘야할 재보험사들 손해율도 700%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특약으로 분리하여 필요한 어민만 선택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어업인들도 원했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렇다. 어업인들 입장에서는 선택적으로 가입해서 재해보험 가입 비용을 낮추고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손해율을 낮출 수 있었다. ‘내 양식장이 있는 바다는 기온이 낮아 고수온과는 관련 없다’, ‘우리 바다는 수온이 높아 저수온 특약 보험료를 내면서까지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바다가 변했다. 항상 온도가 낮았던 바다에 느닷없이 고수온 현상이 발생했다. 적조가 발생하지 않던 바다에 적조가 발생했다. 특약에 가입하지 않았던 어민들 입장에서는 낭패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의 경우 육상 넙치를 시작으로 지금은 28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전남의 경우 지방비 지원액도 많다. 최근엔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의 경우 금어기에도 보험료를 내는 어민들 부담을 고려해 이 기간 보험료도 지원한다. 고수온만 하더라도 올해부터 예비특보 발령기준이 완화됐다. 예전엔 예비특보 이후 주의보 발령까지 기간이 짧아 예비 특보 발령이 난 뒤 보험 가입 절차를 밟으려고 하던 어민들이 가입을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었지만, 예비특보가 일찍 발령되어 고수온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좀더 확보되었다.
-올해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