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쓰러졌는데 사진 찍어 부모에게 데리고 가라니”
2024년 08월 18일(일) 20:15
장성 에어컨 설치 중 20대 사망…취업 이틀만에 참변 안타까움
가족 “1시간 지나 119 신고 , 응급조치도 안해”…회사대표 고소
장성의 한 학교에서 에어컨설치 작업 중 온열질환으로 숨진 20대 노동자가 취업 이틀만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장성경찰에 따르면 A(27)씨의 유족이 회사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지난 13일 오후 4시 40분께 장성군 남면의 한 중학교에서 에어컨 설치작업을 하다 온열질환 증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유족인 삼촌은 “광주 전자공고를 졸업한 뒤 군에서 전역하고 에어컨 설치 기사로 채용된 조카가 출근 2일만에 사고를 당했다”면서 “정규직으로 채용돼 온가족이 기뻐했지만 사측은 열사병을 호소한 조카를 방치해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CCTV를 확인한 결과 조카가 오후 4시 40분께 에어컨을 설치하다 밖으로 뛰쳐나가 구토를 하는 등 열사병 증세를 보였고 이후 갈지(之)자로 걸으며 휘청이다 잔디밭 위로 쓰러졌다”면서 “초기 대처만 제대로 이뤄졌어도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쓰러진 노동자를 사측 관계자들이 발견했지만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고 사진을 찍어 부모에게 ‘데리고 가라’는 문자를 보냈다”면서 “회사 관계자들은 쓰러지고 1시간 가량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를 그늘로 옮기거나 응급조치를 하는 등 보호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족은 19일 오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진상규명과 엄정한 수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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