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의 역사 석재 문화 많은 이들과 공유했으면”
2024년 08월 18일(일) 19:50
표지석 기증 기네스 등재 나서는 최문작 (사)목포진600년회 이사장
1990년대부터 40여개 광주·전남에 기증…내년까지 3개 추가
추사 김정희 등 명사들의 경구 새긴 서각 문화 확산에도 앞장

광주·전남 40곳에 표지석을 기증한 최문작 (사)목포진600년회 이사장.

“내 철학이 목재(木材)문화는 천년이고, 석재(石材)문화는 만년이라는 겁니다. 좋은 돌을 캐칭(Catching)하면 오랜 세월 동안에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기증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내 혼자의 철학으로 기증을 하다 보니까 너무나 많이 해버렸어요.(웃음)”

최문작(82) (사)목포진600년회 이사장(청호산업 회장)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목포 8개 등 40여 개의 표지석을 광주·전남 곳곳에 기증해왔다.

사람 키를 훨씬 넘는 큼지막한 바위돌에 새긴 표지석은 목포시내 ‘목포개항 백년’과 ‘목포는 항구다’, ‘예향 목포’를 비롯해 ‘전라도천년 가로수길’(장흥 정남진), ‘국립공원 무등산’(광주 증심사 입구), ‘체력은 정력’(진도 접도) 등 다양하다.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목포대에도 장학금·발전기금 기탁과 함께 표지석·조경수를 기증했다.

돌 생김새를 보면 용도가 떠오른다는 최 이사장은 내년까지 3개의 표지석을 추가로 기증한 후 ‘세계 기네스북’에 표지석 최다 기증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다.

젊은 시절부터 석산(石山)을 경영해 온 최 이사장은 탯자리인 목포시 산정동 4층 건물 1층에 목각·서각 전문 ‘절구통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 상호는 최 회장 어렸을 적 떡장사를 하신 어머니를 기리며 붙였다. 내부에 들어서면 벽면이 귀목과 널판에 새긴 다채로운 목각(木刻)·서각(書刻) 작품들로 가득하다.

“나무에 따라서 글씨를 맞춰서 써야 합니다. 강한 귀목나무를 깊고 얕고, 어떻게 파냐에 따라서 목각 작품이 살아납니다.”

최 이사장은 고목 나무뿌리와 관솔있는 소나무 등 좋아하는 원목을 구하면 판재로 켠 후 서울 인사동에서 서각을 전문으로 하는 장인에게 맡겨 ‘山崇海深 遊天戱海’(추사 김정희), ‘信義一貫’(인촌 김성수), ‘壽福’(효봉선사), ‘回光返照’(설봉 양성운) 등 마음에 담아둔 글귀를 새겼다고 한다. 특히 보성 출신인 설봉(雪峰·1925~2014) 선생의 친필 작품인 금강경 12폭 병풍이 갤러리 내에 전시돼 있다. 목포 개항 110주년을 기념해 유달산에 세운 ‘유달산 정기(精氣)’ 기념 비석을 비롯해 ‘국립공원 월출산’과 ‘국립공원 무등산’ 표지석 또한 설봉의 서체로 새겨졌다.

또한 최 이사장은 50대였던 1993~94년 ‘국제 라이온스협회 광주·전남지구’ 회장을 역임하고, 1995년 전남도지사에 출마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했다. 라이온스 회장 재임 당시 23개 클럽을 조직하고, 신규회원 1250명을 확장하는 괄목할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60대에 ‘늦둥이’ 아들 탄생을 기념해 ‘절구통 갤러리’ 입구에 세운 ‘소원을 들어주는 절구통 황금복돼지’ 상에는 목포 토박이 최 이사장의 봉사정신과 애향심이 담겨 있다.

“…사람들이 예로부터 이렀으되 목포에 소원을 빌어주는 절구통 황금복돼지에 신령한 정기를 받는 이는 백자전손이 번성하고 소원성취 무병장수 한다 했으니 지금 이 소원을 들어주는 절구통 황금복돼지에 서린 영(靈)의 기(氣)를 고이 받어 가시라.”

/목포=장봉선 기자 jbs@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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