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8세 급격히 진행…눈 자주 찡그리면 ‘근시’ 의심
2024년 08월 04일(일) 20:30
[건강 바로 알기] 어린이 근시 이태희 보라안과병원 원장
치료 늦어지면 고도근시로 이어져
수면시 착용 특수콘택트 ‘드림렌즈’
저농도 ‘아트로핀’ 약물치료 도움
스마트폰 줄이고 야외활동 늘려야

보라안과병원 이태희 원장이 소아근시 환자의 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만약 아이가 칠판 글씨가 흐리다고 말하거나, TV를 시청할 때 잘 보이지 않아 눈을 찡그린다면 근시를 의심해봐야 한다. 근시는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굴절이상이다. 만 6~8세부터 급격히 진행하는데, 이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도근시로 이어지기 쉽다.

고도근시는 망막변성, 시신경 기능 약화 등을 유발하고 망막박리, 녹내장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한번 나빠진 근시는 되돌릴 수 없어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아이가 근시인 경우 어떻게 진행을 막을 수 있을까.

◇약물 치료와 렌즈 착용=먼저 저농도 아트로핀 약물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매일 혹은 격일 투여하는 방식으로, 눈 상태에 따라 취침 전 한 번 정도만 점안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0.05%의 저농도 아트로핀이 치료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만 4세 이상부터 사용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점안만 하면 되기 때문에 드림렌즈에 비해 사용이 간편하다.

하지만 드림렌즈와 달리 시력교정 효과가 없어 평소 안경이나 렌즈 착용이 필요하고, 정기적으로 효과를 확인하며 사용해야 한다. 제때 점안을 하지 못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 투여 후 눈부심이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드림렌즈는 수면 시 착용해 각막의 형태를 변화시켜 근시와 난시를 교정해주는 특수 콘택트렌즈이다. 일반 렌즈와 달리 가운데 부분이 주변부 보다 평평해 수면 시 각막의 중심부를 눌러 각막의 굴절력을 낮춰준다. 착용하고 자면 다음 날 정상시력을 찾을 수 있어 안경 없이 생활이 가능하며, 소아청소년기에 사용할 경우 근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어느 정도 수면시간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드림렌즈는 아트로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거리 시력저하, 눈부심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없고 시력교정 효과로 안경 착용이 불필요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하루 8시간 정도를 착용해야 하고, 하드렌즈 특성상 적응시간이 필요해 아트로핀에 비해 불편할 수 있다.

‘근시 억제용 소프트렌즈’는 드림렌즈에 비해 초기 착용감이 편안하고 매일 낮에 착용하고 세척이 필요 없는 일회용 렌즈로 관리가 용이한 편이다. 또 필요에 따라 안경과 번갈아 가면서 착용이 가능하다. 듀얼포커스 디자인으로 근시 교정존과 근시 완화존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굴절이상을 교정하고 안축장 성장을 늦춰 근시진행을 완화하는 원리이다.

아이들이 혼자서 착용하기 용이하고 드림렌즈보다 근시교정폭이 넓어 10디옵터 가량의 고도근시까지 처방이 가능하지만 난시가 있는 경우 교정하기 어렵고 착용 시간이 길어 건조감이 조금 더 유발될 수 있다.

◇치료시 주의 사항과 생활 속 시력 관리=근시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들은 도중에 치료를 중단하게 될 경우 급격히 근시가 진행되는 ‘리바운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나 보호자의 판단에 따라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내년부터 초·중등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될 예정이라고 하니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사용시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기 어린이의 시력 변화는 평생의 눈 건강을 좌우하는 만큼 근시 예방 및 건강한 눈 발달을 위해서는 올바른 습관을 유지하고 독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일정 시간 사용 후 휴식을 가지며, 하루 40분 이상의 낮 시간 동안 야외활동이 근시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부모님이 근시이면 자녀도 근시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아 검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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