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로 영화 숨 쉬는 문화도시 광주를 - 이상훈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이사장
2024년 08월 02일(금) 00:00
프랑스 파리에서 2024 하계 올림픽이 시작되었다. 이번 올림픽은 세계인이 문화와 예술로 충만한 도시 파리를 생생하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에펠탑, 개선문, 샹젤리제는 물론 루브르, 오르세, 퐁피두 등 미술관과 그랑 팔레, 오페라 가르니에, 바스티유 오페라 등 유려한 공연장이 시청자의 눈앞에서 펼쳐진다. 스포츠 행사를 넘어 수 천 년이 넘는 도시가 품고 있는 역사가 날마다 우리의 눈을 경이롭게 하고 있다. 비록 올림픽은 단기간 지속되겠지만 행사가 치러진 파리라는 도시는 세계인의 뇌리에 깊이 새겨질 것이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파리는 대중 문화를 대표하는 영화의 발생지이며 가장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 문화의 중심지다. 프랑스는 영화 문화의 전승을 선도하고 있다. 영화 유산 보존의 의지는 파리에 있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통해 구체화한다. 영화를 사랑하던 영화광인 앙리 랑글루아가 1936년에 창립한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유산 보존 기관이다. 영화를 문화유산으로써 수집, 복원, 공개하고 무엇보다 영화를 통한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영화라는 단일한 예술 분야를 넘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화로서 국민의 문화적 역량 발전과 국가와 도시의 이미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는 문화와 예술로서의 영화가 갖는 문화적 중요성을 인식한 민선 8기 강기정 시장의 정책 의지에 기반하여 시네마테크 설립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미술 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열리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위치한 광주는 1인당 영화 관람 횟수가 서울 다음 두 번째로 높은 영화를 사랑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광주에서의 시네마테크 설립은 미술과 미디어 아트 분야에 대한 부단한 지원과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달하지 못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도시라는 목표를 한층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대중 예술인 영화를 통한 광주의 문화 경쟁력 향상의 토대가 민간 분야에서 이미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광주의 영화인은 영화를 사랑하는 광주 시민들의 열의를 기반으로 광주 영화의 생태계 기반 조성이라는 목표를 갖고 2017년 광주영화영상인연대를 창립했다. 2024년 현재까지 연대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광주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영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광주영화영상인연대는 다양한 국제적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광주 영화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캐나다 퀘벡 내셔널 데이 행사를 광주독립영화제에서 진행했다. 다가오는 9월에는 현대 미술 분야의 세계적 미술관인 파리 퐁피두 센터와의 공동 협력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3월에는 이탈리아의 베니스영화제와 함께 베니스 인 광주를, 4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5·18사진전을 개최한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의 광주에서의 활발한 활동은 다음과 같다. 광주여성영화제, 광주독립영화제 등 지역을 대표하는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지역의 영화 창작자들이 더욱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최근 직면한 국내 영화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광주영화학교, 지역영화 배급 등의 활동을 통해 내실을 다지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예술영화 전용관인 광주극장, 광주에서 창작되고 제작된 영화를 볼 수 있는 광주독립영화관을 통해 시민을 대상으로 한 영화 상영의 기틀이 마련되어 있다.

영화를 통한 도시의 문화 역량 강화라는 목표는 영화 유산의 의미를 갖는 국내외의 고전영화를 안정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시네마테크 설립을 통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영화, 독립영화, 고전영화의 시너지 효과가 이뤄지면, 영화 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져 광주의 문화 발전에 분명히 이바지할 것이고, 관성적인 수사를 넘어 광주가 문화 도시로 발돋움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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