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힘겨운 여름나기…8월 경기 전망도 ‘캄캄’
2024년 07월 30일(화) 19:25
한은 기업심리지수 0.7P·중기중앙회 전망지수 1.9P 하락
수출전망 가장 큰 하락폭…업황·자금사정 등 모두 나빠져

/클립아트코리아

“9명이던 직원을 3명으로 줄였습니다. 주문 물량도 작년의 50% 정도 수준으로 올 여름을 어떻게 버텨야 하나 고민입니다….”

광주의 한 산업단지에서 가스스프링 제조 공장을 운영 중인 남모(72)씨는 제조업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씨는 금형 공장을 운영 중인데 냉장고 등에 들어가는 가스스프링을 제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내수가 부진하면서 남씨의 공장 주문 물량도 급감해 공장을 운영하기가 버거운 상태라고 했다.

남씨는 “장마가 끝난 다음 달에는 주문 물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올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힘이 드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내수 부진의 늪이 깊어지면서 지역 기업들의 다음 달 경기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무엇보다 열악한 자금 사정과 업황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지역 내 601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7월 광주·전남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다음 달 기업심리지수(CBSI) 전망은 전달보다 0.7포인트 하락한 95.9, 비제조업은 2.5포인트 하락한 96.4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다음 달 경기전망이 부정적인 것은 기업심리지수를 산출할 때 쓰이는 구성 지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경우 업황이 전달(71)보다 4포인트 감소한 67을 기록했고, 생산도 6포인트 줄어든 85, 자금사정은 81로 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역시 업황이 70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줄었고, 매출은 3포인트 줄어든 75, 자금사정과 채산성도 각각 2포인트와 1포인트 감소한 74, 79를 기록했다.

기업심리지수는 물론 각 구성지수는 기준치(100) 이상인 경우에는 긍정 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 보다 많음을, 이하인 경우는 그 반대를 의미하는데, 내수 부진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날 내놓은 조사결과도 비슷하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 지역 중소기업 20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8월 광주전남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6.9로 전달보다 1.9포인트 하락하면서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중소기업의 다음 달 업황전망은 전국 평균(76.6)보다는 높았지만, 여전히 100을 하회했다.

지역별로 구분하면 광주는 전월(74.3)보다 2.1포인트 하락한 72.2로 조사됐고, 전남은 81.3로 전월(83.2) 대비 1.9포인트 감소하는 등 광주와 전남의 중소기업 모두 부정적인 응답을 내놓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75로 전월(77.2) 대비 2.2포인트, 비제조업은 79.3으로 전월(80.7)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황 전망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수출전망이 전달(79.7)보다 6.5포인트 감소한 73.2로 하락폭이 가장 컸고, 경상이익(74.3→71.4), 자금사정(71.9→71.4), 역계열 추세인 고용수준(93.1→94.2)도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내수판매의 경우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했지만, 76.9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7월 비제조업 기업들의 실적은 전달 전망지수보다 낮았다. 지난달 지역 비제조업 기업들의 7월 기업심리지수 전망치는 98.9였으나 실제 이달 심리지수는 이보다도 0.8포인트 적은 98.1포인트에 불과했다.

다만 이달 지역 제조업의 경영 활동은 전달 예측했던 것보다는 양호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달 지역 제조업 기업들의 기업심리 전망지수는 96.6이었지만 이달 기업들이 체감한 기업심리지수는 97.8로 전달보다 1.3포인트 오르며, 실제 경영상황은 나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제조업 기업의 7월 생산BSI는 실적은 85로 전월에 비해 5포인트 상승했고, 매출은 21포인트, 신규수주도 7포인트 상승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